"프랑스 관광, 강한 이유…정부·지자체·민간 '원팀' 시스템"

[인터뷰] 정혜원 프랑스관광청 한국지사장 대행
"워크숍 선점 경쟁 치열…고품질·지역 관광으로 투자 끌어내는 구조"

정혜원 프랑스관광청 한국지사장 대행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니스(프랑스)=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프랑스 관광의 저력은 단순히 유적지가 많아서가 아닙니다. 중앙 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하나의 수익 모델로 뭉쳐 악착같이 성과를 내는 ‘원팀’(One Team) 시스템에 있죠.

지난 1일(현지시간)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관광 박람회 '랑데부 프랑스 2026' 현장에서 만난 정혜원 프랑스관광청 한국지사장 대행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프랑스가 지난해 외국인 방문객 1억 200만 명, 관광 수입 775억유로(약 136조71억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배경에는, 국가 기관임에도 철저히 실리에 따라 움직이는 프랑스만의 독특한 거버넌스가 자리 잡고 있었다.

2일간 2만8465건 미팅… 소도시 인프라를 상품화하는 정교한 세일즈

'랑데부 프랑스'는 프랑스관광청(Atout France) 본사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B2B(기업 간 거래) 관광 박람회다. 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프랑스 관광 인프라를 전 세계에 세일즈하는 강력한 심장부 역할을 해왔다. 매년 개최 도시를 바꿔가며 지중해의 니스, 예술의 도시 리옹, 항공 산업의 허브 툴루즈 등 프랑스 전역의 매력을 직접 보여주는 방식이다.

랑데부 프랑스는 프랑스관광청(Atout France) 본사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B2B(기업 간 거래) 관광 박람회다. 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프랑스 관광 인프라를 전 세계에 세일즈하는 강력한 심장부 역할을 해왔다.

올해 니스 현장에는 전 세계 70개국에서 800여명의 바이어가 집결했으며 이틀 동안 진행된 비즈니스 미팅만 2만8465건에 달한다. 특히 본 행사 전 5일간 진행되는 '프리투어'(Pre-tour)는 거점 도시를 넘어 프랑스 전역 60개 코스의 지방 소도시로 바이어들을 흩뿌려 현지 인프라를 직접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정 대행은 "바이어들이 450유로라는 적지 않은 참가비를 내면서도 기꺼이 참여하는 이유는 소도시 구석구석의 실질적인 관광 자원을 상품 기획자가 직접 눈으로 살피는 과정이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일정표를 보는 것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은 상품 기획의 차원 자체가 다르며, 이것이 곧 프랑스 관광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랑데부 프랑스 2026 현장ⓒ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랑데부 프랑스 2026 현장ⓒ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실리형' 국가기관… 성과로 입증하는 수익 모델

이러한 전방위 세일즈가 가능한 비결은 프랑스관광청의 조직 구조에 있다.

프랑스관광청은 경제재정부 산하의 국가 공식 기구이면서도, 운영 방식은 철저히 실리에 기반한 민간 기업의 논리를 따른다. 정책 홍보에만 그치지 않고 현지 지자체와 민간 업체인 파트너(회원사)들로부터 비용을 받아 마케팅 전략을 대행하고 컨설팅을 제공하는 '관광 엔지니어링'을 주요 수익 모델 중 하나로 운용한다.

정 대행은 특히 프랑스관광청 해외 지사가 수행하는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강조했다. 단순히 본국의 정책을 알리는 창구를 넘어, 각 지역 지자체와 호텔, 박람회장 등 회원사들이 한국과 같은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돕는 정교한 홍보 엔진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정 대행은 "각 현지 지사는 파트너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실질적인 성과를 반드시 수치로 증명해야 하는 구조"라며 "지사가 가진 정교한 로컬라이징(현지화) 역량을 통해 회원사들의 상품을 해당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재가공하고 확산시키는 '가장 강력한 마케팅 플랫폼'이 되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랑데부 프랑스 2026에 참여한 한국 여행업계 관계자들ⓒ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프랑스 최대 관광 박람회 '랑데부 프랑스 2026'이 열린 니스 팔레 데 엑스포지시옹ⓒ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한국 워크숍 2년 전부터 줄 서"…트렌드 빠른 한국 시장 '선점' 경쟁

이러한 시스템이 한국 시장의 역동성과 만나면서 현지 파트너들의 한국 선점 경쟁은 유례없이 뜨겁다.

정 대행은 "한국 내 프랑스 관광 워크숍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현지 파트너들이 행사가 열리기 2년 전부터 미리 참여 가능 여부를 문의하며 자리를 선점하려 할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로 과거 한국에 큰 관심이 없던 '디종'(Dijon)이나 '본'(Beaune) 같은 지역조차 올해는 워크숍 안내 공문을 보내기도 전인 연초부터 먼저 참가 의사를 밝혀왔다.

정 대행은 "한국 여행업계는 전 세계에서 피드백이 가장 빠르고 트렌드에 민감해 프랑스 업체들이 가장 선호하는 마켓"이라며 "한국 구매자가 요구하는 정교한 피드백이 현지 상품의 퀄리티를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행은 마지막으로 프랑스관광청이 추구하는 세 가지 키워드로 △지속 가능성 △고품질 △지역 관광 활성화를 꼽았다. 그는 "관광 강대국의 활동 무대를 보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인다"며 "한국 여행객들의 높은 문화 수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고품격 지역 관광 상품을 지속해서 선보여 한국 시장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시스템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