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끊어야 160만원 아낀다"…유류할증료 3배 인상에 '선(先)발권' 러시

4월 할증료 '6→18단계' 수직 상승…2016년 이후 최대 폭 인상
인터파크 4~5월 출발 선발권 전년비 60% 급증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와 환율이 오르면서 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4월 발권하는 항공권에 붙는 유류할증료를 최대 3배 이상 올릴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여행객들의 항공권 구입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2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의 모습. 2026.3.22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4월 유류할증료가 역대급 폭등을 예고하면서 여행업계에 '선발권 러시'가 불고 있다. 3월 안에 항공권을 끊으면 인당 최대 30만~40만 원을 아낄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소비자들의 발권 수요가 급격히 몰리는 모양새다.

24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4월 유류할증료 급등을 앞두고 주요 여행사들이 선발권 동의 절차를 서두르는 한편 하드블록 상품과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 부담 완화에 나서고 있다.

2016년 이후 최대 상승…국제선 최대 3배↑

4월 유류할증료는 기준 지표인 싱가포르 항공유(MOPS) 평균값이 33단계 중 18단계로 치솟으면서 3월 6단계에서 한 달 만에 12단계나 뛰었다. 2016년 현행 산정 체계 도입 이후 최대 상승 폭으로, 중동 사태 여파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이 배경이다.

항공사들은 일제히 4월 유류할증료 인상을 공시했다. 국내선은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등 전 항공사가 편도 기준 6600원에서 7700원으로 올린다.

국제선 인상 폭은 훨씬 가파르다. 아시아나항공은 최단 구간(499마일 이하·후쿠오카·도쿄 등)이 1만 4600원에서 4만 3900원으로, 최장 구간(5000마일 이상·미주·유럽 등)은 7만 8600원에서 25만1900원으로 3배 이상 뛴다. 대한항공도 최장 구간(6500마일 이상) 기준 9만9000원에서 30만 3000원으로 인상한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예외가 없다. 진에어는 499마일 이하 구간이 8달러에서 25달러로, 2400~3599마일(푸껫) 구간은 21달러에서 76달러로 3.6배 급등한다. 이스타항공도 1군 노선(후쿠오카·오사카 등)이 9달러에서 29달러로, 6군 노선(알마티)은 22달러에서 68달러로 뛴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선발권 러시…놀인터파크 전년 대비 60% 급증

선발권 수요도 덩달아 급증했다. 놀인터파크에 따르면 3월 발매 기준 4~5월 출발 상품의 선발권 건수는 전년 대비 약 60% 증가했다. 유류할증료 인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출발일이 남아 있음에도 서둘러 발권을 마치려는 소비자들이 몰린 결과다.

하나투어(039130) 관계자도 "아직 고객에게 선발권 동의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며 "상당수의 고객들이 선발권에 동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 금액 차이는 상당하다. 여행사들은 일제히 유럽 노선 기준 3월 발권이 4월 발권보다 인당 30만~40만 원가량 저렴하다고 분석한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4인 가족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120만~160만 원 수준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실제 체감 가능한 금액 변동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발권에는 리스크도 따른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발권 이후 취소 또는 일정 변경이 발생하면 항공사 규정에 따라 취소수수료 및 재발권 비용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비용 발생 가능성과 조건을 사전에 고객에게 충분히 안내하고 동의를 받은 후 선발권을 진행하고 있어 관련 리스크는 통상적인 범위 내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도 "선발권 진행 시 기존 약관이 아닌 새로운 약관을 적용하며 '특별약관'을 적용한 여행계약서를 재발행해 고객 동의 절차를 거쳐 발권을 진행한다"고 했다.

마지막 기회 프로모션 진행(노랑풍선 제공)
하드블록·프로모션으로 맞불…5월 추가 인상 촉각

여행사들은 유류할증료 부담을 낮출 대안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하나투어는 "일부 '하드블록 계약 항공편인 북유럽 핀에어 상품, 장가계 제주항공·티웨이항공 상품 등은 유류할증료가 부과되지 않는다"며 "유류할증료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에게는 이런 노선을 중심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드블록' 상품은 항공사와 사전에 좌석을 대량 계약하는 방식으로 유류할증료 변동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어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들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놀인터파크는 인상 전 가격 이점을 반영한 프로모션을 선제적으로 운영 중이다. 놀인터파크 관계자는 "항공권 프로모션 페이지를 통해 할인 쿠폰 및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해 고객이 인상 전 가격으로 미리 구매할 수 있도록 안내 중"이라고 했다.

노랑풍선도 조기 예약 혜택 확대와 카드 제휴 할인, 특정 노선 프로모션 등 실질적인 가격 부담을 낮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5월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업계의 긴장감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5월 유류할증료는 3월 16일부터 4월 15일까지의 MOPS 평균값을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하며 산정 단계가 19~20단계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