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 자본 10조, 여행업계 미래 먹거리…'전략적 자본 동맹'
하나·모두투어, 상조 연동형 확정 매출 확보
상조 자본, 여행업 비성수기 '방패' 부상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상조 자본이 여행 시장의 새로운 '자본 방패'로 부상하고 있다. 장례 서비스 목적으로 예치된 10조 원 규모의 선수금이 관광업계의 새로운 자금 유동성 통로로 주목받고 있다.
고물가 속 현금 흐름 확보가 절실해진 여행사들이 이를 매출로 전환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면서 점유율을 다투던 경쟁 관계를 넘어, 불황 타개를 위한 전략적 동맹으로 진화하는 흐름이다.
1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039130)와 모두투어(080160) 등 대형사들은 상조사의 현금 실탄을 확정 매출로 끌어들이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와 물량 사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전통 여행사들은 상조 가입자 개인을 넘어 기업체 임직원을 위해 가입한 상조 복지 예산을 여행 수요로 전환하는 B2B(기업 간 거래) 시장 선점에 나섰다.
하나투어의 법인 전담 자회사인 하나투어비즈니스는 최근 상조업체 티와이라이프(TY Life, 구 태양상조)와 협력해 전용 여행 플랫폼인 '티와이트립'(TY Trip)의 시스템 구축과 상품 연동을 최근 마무리했다.
기업 임직원이 적립된 상조 복지 자금을 장례 서비스 대신 하나투어의 여행 상품으로 선택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다.
하나투어비즈니스 관계자는 "법인 영업 차원에서 공동 기획한 모델로, 현재 시스템 연동이 완료돼 본격적인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있다"며 "서비스 초기 단계라 아직 예약과 매출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기업체 임직원들의 포상 휴가나 장기근속 여행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조 자금을 기업 복지와 결합해 마케팅 비용 없이 대규모 법인 고객을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자산이 투입되는 크루즈나 전세기 사업에서도 상조 자본은 리스크 분산을 위한 주요 파트너로 활용되고 있다.
모두투어(080160)는 6월 출항 예정인 단독 크루즈 전세선 사업 기획 단계부터 상조업계 1위 웅진프리드라이프와 전략적 협업을 진행 중이다.
모두투어가 선사와 직접 전세 계약을 체결하고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일정 규모의 객실을 '사전 배정'받아 공동 마케팅을 전개하는 방식이다.
모두투어 측은 "정례화된 쿼터제는 아니지만, 대형 전세선 사업에서 상조사가 일정 부분 판매 기반을 확보해 주는 역할을 한다"며 "사전 협의된 객실 배정을 통해 전세선 운영의 미판매 리스크를 상쇄하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상조와 손을 잡는 사이, 상조업계는 단순히 고객을 보내는 대행 수준을 넘어 직접 여행 인프라를 운영하는 포식자로 진화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공개에 따르면 상조업계 총 선수금은 2025년 3월 말 기준 10조 3348억 원을 돌파했다. 상조사 입장에서 회계상 부채(선수금)로 잡히는 이 거액을 여행 서비스로 전환하는 순간, 장부상 부채가 즉시 매출로 실현되기 때문이다.
현재 교원라이프는 그룹 내 여행 브랜드 '여행이지'와 결합해 전환 서비스 이용률을 높이고 있으며 웅진프리드라이프와 보람상조 역시 자체 브랜드인 '프리드투어'와 '보람크루즈'를 통해 여행사를 거치지 않는 직영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대명아임레디(대명스테이션) 또한 모기업 소노인터내셔널의 리조트 인프라와 항공(티웨이) 지분을 활용해 '항공-숙박-상조'가 하나로 묶인 독자적인 생태계를 완성하며 기존 여행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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