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초 안에 구매 결정된다"…숏폼이 바꾼 K-뷰티 개발 트렌드

떡처럼 쫀득·쿠키처럼 톡…'보이는 제형'이 판매 포인트
틱톡숍 뷰티 1·2위 K-뷰티…"바이럴 제품 개발 문의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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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틱톡 등 숏폼이 화장품을 발견하고 구매하는 핵심 채널로 성장하면서 짧은 영상 안에서 제품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제형과 사용감이 주목받고 있다. K-뷰티 업체들은 제품 개발 단계부터 '어떻게 보일 것인가'를 고려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틱톡숍에서는 '체험형'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K-뷰티 브랜드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전자상거래 데이터업체 참아이오(Charm.io)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틱톡숍의 뷰티 거래액(GMV)은 9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메디큐브가 6280만 달러로 뷰티 브랜드 1위, 닥터멜락신이 3880만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틱톡에서 잘 팔리는 제품의 특징 중 하나는 제품의 사용 과정과 결과를 영상으로 보여주기 쉽다는 점이다. 실제 틱톡도 뷰티 콘텐츠 제작 가이드에서 제품의 질감과 사용 과정, 사용 후 결과를 직접 보여주는 방식을 주요 콘텐츠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영상 초반 3~6초 안에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K-뷰티 제품에서도 '보이는 변화'를 앞세운 제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이드로겔 마스크는 피부에 붙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불투명했던 시트가 투명하게 변하고, 캡슐이나 알갱이가 들어간 제품은 피부에 문지를 때 입자가 터지거나 녹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제품의 질감 자체를 콘텐츠 소재로 활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쫀득하게 늘어나는 제형이나 거품이 풍성하게 올라오는 모습, 피부에 바르는 순간 색이나 형태가 달라지는 제품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짧은 영상만으로 사용 경험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찍었을 때 잘 보이는 제품'에 대한 관심은 실제 제조·개발 현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콜마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숏폼에서 시각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을 원하는 브랜드사의 개발 문의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고객사를 중심으로 제품의 바이럴 가능성을 고려한 아이디어 문의와 개발 요청이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 의뢰 내용도 다양하다. 떡의 쫀득한 질감에서 착안해 팩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폼클렌저, 클렌저에서 접하던 부드러운 버블 사용감을 구현한 세럼 등이 대표적이다.

쿠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구슬 형태의 입자가 피부에 닿으면 부드럽게 깨지며 녹아드는 클렌저도 있다. 쌀이나 녹두 등 원물이 가진 고유의 질감을 제품에서 느낄 수 있도록 구현해달라는 요청도 나온다.

제품 기획의 순서가 뒤바뀌는 경우도 있다. 과거처럼 성분과 효능을 먼저 결정하고 이를 담을 제형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상에서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나 사용 장면을 먼저 정한 뒤 그 모습을 구현할 수 있도록 제형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개발 의뢰 방향이 워낙 다양해 하나의 정형화된 흐름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콘텐츠나 퍼포먼스를 먼저 정한 뒤 이를 구현할 제형을 역으로 설계해 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숏폼이 제품군 자체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콜마는 앞서 글로벌 클렌저와 페이셜마스크 시장의 성장 배경 가운데 하나로 틱톡 등 숏폼 플랫폼의 확산을 꼽았다. 'Korean skincare routine'이 주요 콘텐츠로 확산하면서 소비자의 관심이 선케어를 넘어 클렌저와 마스크 등 사용 과정을 보여주기 쉬운 품목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숏폼이 화장품의 성분과 효능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까지 제품 경쟁력의 일부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본다. K-뷰티의 경쟁 무대가 연구개발실에서 틱톡 화면으로 넓어지면서 '무엇을 넣을 것인가'뿐 아니라 '어떻게 보일 것인가'까지 제품 개발의 새로운 고려 요소가 되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고객사를 중심으로 바이럴 확산 가능성을 고려한 아이디어 문의와 요청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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