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최대 수출국 美·日 빠진 첫 규제 기관장 회의…외연 확대 과제
美·日 합계 상반기 29%…상위 3국 중 중국만 참여
韓에 사무국·2개 워킹그룹 설치…기존 ICCR과 차별화 과제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미국과 일본이 우리 정부가 주도해 처음 출범시킨 글로벌 화장품 규제기관장 협의체에 초청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K-뷰티 수출 상위 3개 시장 가운데 중국만 첫 회의에 참여한 셈이다.
한국에 상설 사무국을 설치하고 공동 규제 현안을 논의할 워킹그룹을 구성하는 등 첫 협력 틀을 마련했지만, 정부가 내건 '글로벌 비관세장벽 협상 주도'라는 목표를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핵심 수출시장 규제당국으로 참여 범위를 넓히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1회 글로벌 화장품 규제기관장 협의체(GCORAS·지코라스)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일본 후생노동성 등 양국 화장품 규제당국은 참석하지 않았다.
식약처는 미국과 일본에도 공식적으로 참석을 요청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본과 미국 등에도 초대했지만 각국의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 국가의 빈자리가 눈에 띄는 것은 K-뷰티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화장품의 미국 수출액은 14억 5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20.7%를 차지해 국가별 1위였다. 일본은 5억 8000만 달러로 8.3%를 차지하며 중국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미국과 일본을 합치면 20억 3000만 달러로 전체 화장품 수출의 29.0%에 달한다.
2위 중국의 수출액 10억 1000만 달러·14.4%까지 더하면 상위 3개국이 전체 K-뷰티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4%다. 이 가운데 이번 지코라스에 규제당국이 직접 참여한 곳은 중국뿐이다.
미국과 일본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현지 시장에 진출할 때 독자적인 규제 체계에 대응해야 하는 대표 시장이기도 하다. 미국은 화장품규제현대화법(MoCRA)에 따라 제조시설 등록과 제품 목록 제출 등 규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은 일반 화장품과 별도로 효능을 표방하는 제품 가운데 상당수를 의약부외품으로 관리해 별도의 승인 절차를 두고 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이 한국과 화장품 규제협력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이미 화장품규제협력국제회의(ICCR)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2007년 출범한 ICCR은 화장품 분야에서 무역 장벽을 최소화하면서 소비자 보호 수준을 높이기 위해 각국 규제당국이 기술적 규제 현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올해 7월 7~9일에도 일본 도쿄에서 제20차 회의가 열려 안전성 평가와 새로운 시험법 등 4개 공동작업반의 논의 결과가 공유됐다.
이에 따라 기존 ICCR과 별도로 한국이 주도하는 지코라스가 아세안·중동·중남미 등으로 규제협력의 외연을 넓히면서 동시에 미국·일본 등 핵심 시장을 새로운 협력 틀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가 향후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지코라스의 출범 자체는 기존 국제 협력체계에서 상대적으로 접점이 적었던 국가들과 직접 규제 현안을 논의할 통로를 넓혔다는 의미가 있다. 식약처가 당초 발표한 참가국들은 세계 화장품 수출 시장의 약 46%를 차지한다. 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 등 아세안 국가뿐 아니라 UAE와 브라질, 멕시코 등 중동·중남미 규제당국이 한자리에 참여했다.
당초 12개국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행사에는 인도가 추가로 참여하면서 13개국이 자리를 함께했다. EU는 주한EU대표부가 옵서버로 참석했다. 일부 국가는 자연재해에 따른 공항 폐쇄 등으로 예정됐던 규제기관 관계자가 참석하지 못해 대사관 관계자 등이 대신 자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첫 기관장회의에서는 협의체를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후속 체계도 마련됐다. 참가국들은 한국에 지코라스 사무국을 설치하고 규제정보 교류와 공동 이슈 대응 등을 담당할 2개 워킹그룹을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올해가 제1회 회의로 기관장회의에서 한국에 사무국을 설치하고 정보교류 및 공동 이슈 대응 등을 위한 두 개의 워킹그룹을 만들기로 동의했다"며 "매년 참석 국가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이를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협력을 통해 K-뷰티와 소비자 안전을 보장하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로 출범시킨 지코라스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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