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58년 만에 첫 파업…노사 갈등 '생산현장' 번지나

병목공정 중단에 장기화 여부 촉각
노조 "교섭 진전 없으면 파업 확대"

1968년 포스코 창사 이후 58년 만에 첫 파업이 현실화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의 모습.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포스코 노동조합이 9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하면서 생산 현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파업은 참여 인원이 수십 명에 그치는 데다 쇳물 생산 등 핵심 공정은 유지되지만, 적은 인원으로도 생산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부 병목 공정이 멈추면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후공정과 출하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조는 이날 오전 7시부터 48시간 일정으로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포스코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선 것은 1968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수십명 파업에도 '병목 공정' 멈춘다

파업 대상은 특정 공정에 집중됐다. 광양제철소에서는 냉연부 산세공장, 포항제철소에서는 전기강판부 2전기강판공장의 가동이 중단될 것으로 전해졌다.

산세공장은 열연 강판을 냉연 공정으로 넘기기 전 표면을 처리하는 공정이다. 포항에서는 고급 전기강판을 얇게 펴는 설비의 가동이 멈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공정 모두 전체 제철 공정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지만, 후속 공정과 연결돼 있어 가동 차질이 이어질 경우 생산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른바 '병목' 공정으로 꼽힌다.

다만 당장 쇳물 생산 자체에 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번 부분파업 개소의 전체 근무자는 100여명 수준이며 이 가운데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은 수십 명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사는 가용인력을 투입해 해당 개소를 정상 가동 중이다.

특히 쇳물 생산 등 핵심 생산공정은 협정근로 단체협약에 따라 생산체제가 유지된다. 협정근로는 파업 중에도 사업장 운영에 필수적인 업무를 수행하도록 노사가 미리 정해둔 근로다.

포스코 관계자는 "노조의 부분파업을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으며 실질적인 생산 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핵심 생산공정은 협정근로에 따라 생산체제가 지속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이 8일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결의 집회를 열고, 사측의 실질적인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장인화 회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성호 위원장은 이날 집회 및 전 조합원 대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삭발투쟁을 단행하기도 했다. (포스코노조 제공)
'쇳물'은 유지…관건은 파업 장기화

파업의 최대 변수는 장기화 여부다. 이미 노조는 1차 파업 이후에도 교섭에 진전이 없으면 파업 규모와 범위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현재처럼 핵심 공정을 유지하더라도 특정 후공정의 가동률이 떨어지면 공정 간 생산 균형이 깨질 수 있다. 특히 산세나 전기강판처럼 후속 생산과 직접 연결된 공정의 차질이 누적되면 제품 생산과 출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는 자동차용 강판과 조선용 후판, 건설용 철강재 등 국내 주요 산업에 필요한 철강 소재를 공급한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철강 제품의 생산 및 출하 차질이 주요 수요산업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문제는 노사 간 간극이 크다는 점이다. 노조는 최근 교섭에서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 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기본급 2% 인상과 목표 달성 격려금 350만 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 원, 근속 기념축하금 인상 범위 확대 등을 제시했다. 기본급 인상률에서만 5.1%P의 격차를 보인 셈이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섰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현재도 실무진 차원에서는 교섭을 이어가기 위한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역시 부분파업 기간에도 사측과 교섭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속해서 노조의 요구를 경청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면서 노사 상생과 임협 타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