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현대제철 기공식 축포 끝…성공 '외부 수주'에 달렸다

현대제철이 4일(현지시각)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슨빌에서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을 열었다. 기공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공장 건설을 알리는 첫 삽을 뜨고 있다. 2026.09.04 ⓒ 뉴스1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슨빌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에서 한미 양국 주요 인사들이 일제히 삽을 들어 올렸다. 58억 달러(약 8조 원)가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의 출발이었다.

화려한 기공식을 보며 머릿속에 남는 질문은 하나였다. 준공 이후 이곳에서 쏟아져 나올 연간 270만 톤의 철강은 과연 누가 사줄 것인가.

HPLS 지분은 현대제철이 50%, 포스코가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씩 보유한다. 현대차·기아에 공급할 자동차 강판이 연 80만 톤, 포스코가 맡은 판매 물량이 연 60만 톤이다. 든든한 캡티브(계열사 내부) 수요와 포스코의 글로벌 판매망을 확보한 것은 분명한 강점이다.

하지만 이 둘을 합쳐도 전체 생산능력의 절반에 가까운 130만 톤(48%)의 판로가 여전히 비어 있다. 막대한 자금을 들여 공장을 짓는다고 미국 고객의 문까지 저절로 열리지는 않는다.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조감도. (현대제철 제공)

자동차 강판은 완성차 업체의 품질 인증을 뚫는 데만 수년이 걸린다. 미국 현지 철강사들이 수십 년간 다져놓은 견고한 거래망을 비집고 들어가야 하고, 고임금 구조 속에서 가격 경쟁력도 입증해야 한다. 특히 고로가 아닌 전기로로 고급 차강판의 강도와 표면 품질을 완벽히 구현하는 기술적 과제도 만만치 않다.

현지 인력을 확보하고 국내에서 축적한 생산기술을 제대로 이식하지 못하면 고객 인증과 공장 가동률 모두 늦어질 수 있다.

이번 투자의 성공 여부는 관세 부담을 낮추고 현대차·기아에 강판을 공급하는 것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계열 수요에 기대지 않고 미국 완성차 업체 등 외부 고객을 확보해 공장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고 수익을 내야 한다. 미국의 높은 통상 장벽을 뚫고 지은 공장인 만큼, 빅3 등 미국 현지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끌어들여 안정적인 가동률과 수익성을 뽑아내야 비로소 완성된다.

기공식의 축포는 끝났다. 이제는 냉혹한 영업과 품질의 시간이다. HPLS의 진짜 시험대는 '수주 계약서'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