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쓰러진 12살 반려견…배 속에서 발견된 '출혈 종괴'

간 종괴 파열…신속한 협진·응급수술로 회복

동물병원에 내원한 강아지(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잠을 자던 노령견이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고 몸이 뻣뻣하게 굳는 증상을 보였다. 동물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배 안에서 발생한 출혈로 쇼크에 빠진 위중한 상태였다.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 의료진은 응급 처치와 영상검사를 거쳐 간 종괴 파열에 따른 출혈 가능성을 확인하고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이후에도 내과·외과·영상의학과 협진을 통해 간 기능과 신경학적 이상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며 환자의 회복을 이끌었다.

4일 서울 목동 24시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에 따르면 12살 수컷 믹스견 '곰이'는 지난달 새벽 수면 중 갑자기 사지에 힘이 빠지고 전신이 뻣뻣하게 굳어 응급 내원했다.

당시 곰이는 체온과 혈압이 크게 떨어져 있었고 심한 빈혈도 확인됐다. 몸속 장기에 혈액과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저혈량 쇼크가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수의사는 혈장 투여와 산소 공급, 체온 유지 등으로 곰이의 상태를 우선 안정시켰다. 이어 검사에서 배 안에 피가 고이는 '혈복강'을 확인하고 출혈 원인을 찾기 위해 조영증강 컴퓨터단층촬영(CT)을 진행했다.

영상검사 결과와 환자 상태를 종합한 결과 간엽에 있던 종괴가 파열돼 출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의료진은 지체할 경우 다시 쇼크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해 응급 개복수술을 결정했다.

실제 수술에서는 간에 자리 잡은 큰 종괴가 파열돼 출혈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차진원 원장은 종괴가 있는 간엽을 절제하고 담낭을 함께 제거해 출혈 부위를 치료했다.

큰 고비를 넘겼지만 수술 이후에도 곰이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야 했다. 빈혈이 다시 심해져 추가 수혈이 필요했고 간 손상을 나타내는 수치도 크게 상승했다.

특히 의식이 처지고 고개를 뒤로 젖히는 증상이 계속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도 진행했다. MRI에서는 소뇌 부위의 이상 신호가 확인됐지만 뇌압이 크게 상승한 소견은 없었다.

의료진은 심한 쇼크로 뇌에 혈액 공급이 일시적으로 부족했던 영향과 별도의 뇌 병변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 경과를 관찰했다. 이후 목을 가누는 힘이 조금씩 돌아오는 등 신경학적 증상도 서서히 호전됐다.

수술 후 회복 중인 곰이(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 제공) ⓒ 뉴스1

추가 검사에서도 새로운 복강 내 출혈은 뚜렷하지 않았고 빈혈과 전신 염증 상태도 점차 개선됐다. 곰이는 8일간 입원 치료를 거쳐 지난달 22일 퇴원했다. 다음 날 재진에서도 식욕과 음수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부 간담도 관련 수치는 아직 정상화되지 않아 지속적인 혈액검사와 복부 초음파 등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이번 증례는 여러 문제가 동시에 나타난 중증 응급환자에서 신속한 협진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다. 곰이는 복강 내 출혈과 쇼크뿐 아니라 간 기능 이상과 신경학적 증상까지 동반돼 한 가지 문제만 해결해서는 안 되는 상태였다.

조영민 진료팀장은 "응급환자는 우선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를 빠르게 찾아 안정시키면서 동시에 원인을 확인하고 다음 치료로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이번 환자도 내과와 영상의학과, 외과가 검사 결과와 상태 변화를 공유하면서 CT 진단부터 응급수술, 수술 후 집중관리까지 신속하게 이어간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노령견에서 간이나 비장 등 복강 내 장기의 종괴가 파열되면 겉으로 출혈이 보이지 않아 알아차리기 어렵다"며 "갑자기 힘없이 쓰러지거나 잇몸이 창백해지고 호흡이 빨라지는 증상을 보인다면 응급 상황일 수 있어 신속히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피펫]

조영민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 진료팀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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