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반면교사'…기업들 해외 수주·생산시설 현장 안전관리 강화
네팔 홍수로 자연재해 경각심…기후 변화 예측해 리스크 사전 관리
설계에 위험 요인 선반영…현장 작업중지권 확대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국내 기업들이 최근 네팔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홍수로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해외 수주 현장은 물론 현지 생산시설 건설 현장의 안전관리 체계 점검에 나섰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연재해에 대한 매뉴얼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해외 현장은 국내와 기후·지형은 물론 의료·통신 인프라 등이 다른 만큼 재해 발생 전 위험을 파악하고 사고 이후 신속하게 대피·구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 일부 기업은 자연재해를 단순한 비상 상황이 아닌 사업 지속성을 위협할 수 있는 물리적 리스크로 관리하며 사전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과 LS MnM은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사업장별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LS전선은 2020년대부터 2040년대까지의 기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사업장별 물리적 리스크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선정된 주요 리스크의 약 86%가 만성적 물리적 리스크로 나타났으며, 물리적 리스크에 노출된 자산 규모도 2020년대 연평균 318억 원에서 2040년대 478억 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LS MnM은 실제 비상상황에 대비한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사업장별 비상사태 매뉴얼과 세칙을 마련하고 화재·폭발뿐 아니라 홍수·지진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비상 대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안전 관련 매뉴얼과 세칙은 40여개에 달한다. 지진 발생 시 실시간으로 규모를 파악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진 경보시스템도 구축했다.
자연재해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어떤 위험이 커질지 미리 분석해 사업장 안전관리 체계에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 플랜트·에너지 사업을 수행하는 삼성E&A는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시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줄이는 방식으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E&A는 DfS(Design for Safety)를 통해 설계 단계에서 시공 과정의 안전 위험 요인을 사전에 검토하고 있다. 2024년에는 DfS를 통해 520건의 안전 관련 위험 요인을 발굴하고 이 가운데 307건을 엔지니어링 부서에 제안했으며, 159건을 실제 설계에 반영했다.
이와 함께 해외 현장에 투입되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안전보건 교육을 실시하고 재난·재해에 대비한 비상조치 계획과 비상 대응 훈련도 운영하고 있다.
해외 건설 현장이 많은 삼성물산은 현장 근로자가 위험을 발견하면 즉시 작업을 멈출 수 있도록 하는 작업중지권을 국내외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21년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한 이후 2024년까지 국내외 113개 현장에서 30만건 이상의 작업 중지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폭우와 폭염 등 기후와 관련한 작업 중지도 포함된다.
실제 방글라데시 공항 건설 현장에서는 현지 근로자가 용접 장비의 정기 점검 누락을 발견해 작업 중지를 요청했고, 점검을 마친 장비로 교체한 사례도 있다. 위험을 사전에 발견한 현장 근로자가 국적이나 직급과 관계없이 작업을 멈출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삼성물산은 이와 함께 드론과 AI 등을 활용한 스마트 안전관리 기술도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건설장비와 작업환경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해 사고 가능성을 낮추는 방식이다.
이처럼 해외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들의 안전관리 범위가 '산업재해 예방'에서 '현지 재난 대응'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발전소·플랜트·전력망처럼 도심에서 떨어진 지역에 대규모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프로젝트는 홍수나 지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현지 의료·소방 인프라만으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기업 차원에서 현지 기후와 지형 등을 반영한 위험성 평가부터 비상 연락망, 대피계획, 본사 보고 체계, 구조·의료 후송까지 사전에 준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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