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이재용 또 만난다…메가프로젝트·대미투자 지원 사격 요청
최태원 이어 이 회장 회동…그룹 총수들과 릴레이 대화
재계, 인허가·행정 지원 요청할 듯…美협상 상황 공유도
- 박기호 기자,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신현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 회동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난 데 이어 주요 그룹 총수와의 릴레이 회동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과 총수들은 수천조 원 규모의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한 메가특구특별법 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행정부의 우리 기업에 대한 대미 투자 압박 문제 해결 방안 역시 함께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우리나라 산업계를 강타한 N% 성과급 문제에 대한 대화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비공개 회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찬 회동을 했고 조만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도 별도 만남을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들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이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한 바 있는데 한 달 만에 재차 만남을 이어가는 셈이다. 경제계에선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의 비공개 회동에서 논의될 현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굵직굵직한 현안이 도처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주요 기업이 대거 참여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차질 없는 투자와 성공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 문제 등을 우선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재명 정부는 반도체, 피지컬 AI,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라는 3대 성장축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민관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주요 기업의 중장기 투자 계획까지 합할 경우 4755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특히 메가 프로젝트의 핵심은 반도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서남권에 각각 2기의 메모리 반도체 팹을 구축하고 소재·부품·장비 및 인력 생태계를 집적한 초대형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문제는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인프라 구축 및 각종 행정 절차가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질지 여부가 관건이라는 반응이 많다.
광주 군공항 이전부터 전력·용수 공급망 구축이 필요한데 여기에 소요될 행정 절차를 최대한 줄이고 빠르게 추진해야 기업의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따라서 주요 기업 총수들은 이 대통령에게 정부 차원의 신속하고 대대적인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요구가 나온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문제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지도 이목이 쏠린다. 최근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우리 기업들을 추격하고 있다는 데 위기의식을 함께하고 있기에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무 예외조항(화이트칼라 이그젬션)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만남에선 새만금 투자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새만금에 약 9조 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와 로봇클러스터, 수전해플랜트, 태양광발전사업, AI수소시티 등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로봇 파운드리와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부품 협력사와 AI·에너지 연관 기업 유치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가 로봇·AI 기술 혁신과 수소 생태계 전환을 촉진하는 동시에 지역 균형 발전·고용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산업연관표 기준 경제유발 효과는 약 16조 원,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는 약 7만 1000명 수준으로 기대된다.
이 대통령이 새만금 사업 지연을 두고 '희망고문'을 언급한 만큼 이번 회동에서 인허가·전력·용지 등 사업 추진 과정의 애로점을 청취하고 지원 방안을 함께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미 투자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 대한 대응책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기업들이 메가 프로젝트 등 대규모 국내 투자를 단행하기로 하면서 미국 정부의 대미 투자 압박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벌였던 관세 전쟁이라는 극심한 경영 불확실성을 경험했던 우리 기업들 입장에선 미국 정부의 투자 압박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거론하면서 미국 내 공장 건설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물론 우리 재계에선 "트럼프 정부 출범 초기 때부터 계속 똑같은 이야기를 해서 지금 이야기한 것은 전혀 신기하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 메가 프로젝트 투자 발표가 이뤄진 시점이라 정부와 경제계 역시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양새다. 또한 우리 정부의 대미투자 1호 사업 발표가 임박한 만큼 이 대통령은 주요 그룹 총수와 협상 상황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N% 성과급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문제가 과연 쟁의 대상이냐. 저 같은 경우는 아닌 쪽이 더 높다고 생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우리 사회에서 기존과 다른 성과 보상 체계에 대한 요구가 거센 만큼 비공개로 이뤄진 회동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비공개 회동인 만큼 다양한 현안들이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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