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체질 개선 기회"…삼성·SK하이닉스 '내부 정비' 속도
성과급·원가 부담 등 관리…하반기 경쟁력 확보
"AI 수요 아직 3부 능선"…호황 이후 체질이 변수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메모리 업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호황의 과실을 나누는 방식과 비용 구조 등 내부 체질을 손질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성과급의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새로운 보상 체계를 마련했고,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의 호실적과 달리 완제품 사업에서 높아진 부품 원가 부담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단순히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을 넘어 호황을 얼마나 안정적인 성장으로 연결하느냐가 두 회사의 다음 과제가 된 셈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전날(20일) 임금 6.3% 인상과 함께 성과급의 60%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올해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성과급을 현금 40%, 주식 60%로 구성하고, 주식의 20%는 2년에 걸쳐 절반씩 매도 가능하도록 했다.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식은 보상을 기업가치와 연계, 주인의식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현금을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진다. 다만 주가 변동에 따라 실제 보상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삼성전자는 원가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반도체(DS) 사업에는 실적 개선 요인이지만 스마트폰·TV·가전 등 완제품(DX) 사업에는 부품 원가 상승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DX 부문은 부품 원가 상승과 전방 수요 회복 지연 등이 맞물리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반도체 호실적으로 전체 실적은 개선됐지만, DX 부문은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중국과 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고도화와 함께 원가를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은 경영진에게 새로운 숙제를 안겨줬다. 직원과 주주에 대한 보상을 얼마나 확대할 것인지,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얼마나 더 늘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다.
과거 메모리 산업은 수요가 늘면 공급업체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떨어지는 사이클을 반복했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 확대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서버용 D램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업체의 생산능력 확대만으로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의 과제는 호황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에만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호황기에 늘어난 이익을 직원에게 어떻게 보상할지, 주주와 기업에는 어떻게 돌려줄지, 동시에 대규모 설비·기술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체계 변화가 대표적이다. 성과에 따른 보상을 유지하면서도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해 기업가치와 보상의 연결고리를 강화했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에서 확보한 이익을 미래 기술 투자에 투입하는 동시에 DX의 원가 부담을 낮춰 전사 수익성을 안정시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메모리를 비롯한 AI 반도체 수요는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IBK투자증권은 전날 보고서에서 AI 투자 증가율이 둔화하더라도 메모리 수요까지 함께 꺾이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AI 투자가 대형 데이터센터에서 엣지·디바이스로 확대되고, GPU뿐 아니라 CPU와 D램·낸드 등으로 수요처가 넓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에이전트 AI가 확산하면 CPU와 D램, 낸드 등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수요는 아직 3부 능선에 있다"며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에이전트 AI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초호황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기 때문에 지금 어떤 준비를 하느냐가 불황일 때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투자와 보상의 황금비율을 찾는 것이 결국 경쟁력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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