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伊 경제계, 전략·첨단산업-에너지·인프라-미래산업 협력 추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류진 한경협 회장 "협력 외연 확장"
이재용·구자은·조현준 등 총수 참석…伊선 페라리 CEO 참여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웨스틴 엑셀시오 호텔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경제인협회)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우리나라와 이탈리아 경제계가 전략·첨단산업, 에너지·인프라, 바이오·제약, 식품, 코스메틱 등 미래 유망산업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2일 오후 6시 30분(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웨스틴 엑셀시오르 호텔에서 이탈리아경제인연합회(Confindustria)와 공동으로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이탈리아는 유럽 내 제조업 강국으로 의류·패션·농식품 등 전통 산업군을 넘어 바이오·제약, 우주·방산 등 신산업 분야 경쟁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협의를 통해 세계 세 번째 인공위성 발사국이자 항공우주 강국인 이탈리아와 글로벌 위성 시장 공동진출 가능성을 기대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급증 등에 따른 이탈리아의 송전망 인프라 현대화 추진과 관련한 수주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예술과 과학, 창의성과 이성의 결합으로 인류 문명의 도약을 이뤄낸 이곳 이탈리아에서 우리 양국의 미래 협력을 논할 수 있게 돼서 참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의 기술 인재 공급망 네트워크가 기업의 경쟁력 나아가 국가 전체의 산업 기술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기초과학 강국으로서 창의적인 공학 디자인 역량을 갖춘 이탈리아, 그리고 첨단 제조 강국으로 기술 혁신 역량을 갖춘 대한민국, 이 두 나라는 그야말로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 양국이 힘을 모아간다면 새로운 산업 질서와 혁신 생태계를 함께 설계하는 커다란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상호 보완적인 양국의 협력 관계를 토대로 글로벌 경제의 이 불확실성을 함께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근대과학의 아버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나라로 원천기술 강국인 이탈리아와 첨단 제조 역량을 갖춘 한국은 시너지 가능성이 큰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두 차례 정상 간 만남과 양국 관계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으로 경제협력이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며 AI, 재생에너지, 항공우주 등 첨단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류 회장은 또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듯, 오늘 회의를 계기로 양국 경제계가 함께 개척하는 길이 미래와 세계 시장으로 뻗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조르조 마르시아이 이탈리아경제인연합회(Confindustria) 부회장은 한국의 기업가정신과 이탈리아의 가족기업 문화 간 공통점을 강조하며, 양국 경제계가 함께 첨단산업 발전의 장기적인 비전을 만들어 갈 것을 제안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웨스틴 엑셀시오 호텔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이탈리아 기업인과 협력을 다짐하며 손을 마주잡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경제인협회)

양국 경제인들은 반도체·AI·방산 등 전략·첨단산업 분야의 시너지 도출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 이탈리아(Thales Alenia Space Italia)와의 협력을 통해 양국 위성 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위성 수출 시장에 공동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또한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의 동력전달장치 국산화를 위한 이탈리아와의 기술 개발 협력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4년 비유럽 기업 최초로 이탈리아 국영 송전회사 테르나(TERNA)의 전력망 사업을 수주한 LS는 이탈리아 R&D 센터를 중심으로 유럽 내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HD건설기계는 스마트 장비 등 혁신 제품을 지속 제공하고 양국 건설·인프라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유망산업 부문의 경우 바이오, 코스메틱, 패션 등 고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는 분야에서 생산, 기술, 브랜드 협력을 아우르는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의 바이오 스타트업 큐어버스는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 파마(Angelini Pharma)와의 3억 6000만 달러 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공유하며, 난치성 뇌질환 치료 신약 개발 및 상업화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구체화했다.

코스메틱 분야에선 이탈리아 제조자개발생산(ODM)기업 케미노바(Keminova) 인수를 통해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한 코스맥스가 K-뷰티의 유럽 시장 확대를 이끌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 기간 중 마련된 이번 라운드테이블에는 양국 정부 고위 인사와 기업인 등 42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를 비롯해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김동춘 LG화학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주요 기업인이 대거 참석했다.

유럽 내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K-푸드 및 패션 분야 협력을 위해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또한 참여했다.

이탈리아 측에선 조르조 마르시아이(Giorgio Marsiaj) 이탈리아경제인연합회(Confindustria)부회장(항공우주기업 Sabelt 회장), 고성능·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Ferrari) CEO를 비롯해 우주, 자동차, 조선·방산, 럭셔리·코스메틱 분야 등에서 17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