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 완화 분위기…車·배터리 업계 "호재·악재 동시에"
배터리 음극제, 희토류 등 조달 개선으로 생산 경쟁력 강화
미국 투자·진출로 가격 경쟁 심화…시장 점유율 하락 가능성
-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건설적·전략적 안정 관계 구축'에 합의하면서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양국의 무역 규제가 완화하면 한국 자동차·배터리 업계는 원자재 조달 개선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국 관련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거나 진출할 경우 우리 기업의 시장 점유율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은 그동안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 대체 수출' 효과를 누렸으나 앞으로 이런 이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은 양국 간 무역 확대 등을 목표로 했다. 특히 희토류·배터리 소재 등과 관련한 규제 완화 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미중 협상이 타결돼 중국산 배터리 음극재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의 원자재 확보가 원활해져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음극재는 중국산 의존도가 절대적인데, 음극재 조달 안정화가 생산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은 중국 등 금지외국단체(PFE)가 생산한 자재 비중이 일정 이상 초과하는 배터리를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또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가 완화되면 자동차 제조에 필요한 희소광물 조달이 원활해져 현대자동차(005380)그룹 등의 전기차 생산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구동 모터에는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 희토류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수출 허가제 대상으로 지정해 미국의 무역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음극재 공급망 다각화에 상당한 자본을 투자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중국산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규제 완화가 현실화되면 생산 비용 절감·공급 안정성 확보를 동시에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이 전기차·배터리 수출을 제한하는 대가로 미국 현지 투자 기회를 얻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할 경우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그동안 누렸던 '탈중국 공급망' 수혜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산 ESS 배터리에 대해 고율 관세와 공급망 규제를 동시에 강화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다"면서도 "중국 업체의 현지 투자가 허용되면 이 같은 수혜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미중 관계 개선이 중국 전기차의 북미 진출로 이어질 경우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위협받을 수 있다. 중국 전기차의 미국 진출 장벽이 낮아질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는 BYD 등 중국 업체들이 급속도로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는 동급의 한국산 대비 20~30%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데, 미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 가격 경쟁이 극심해질 것"이라며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로 차별화하지 못할 경우 시장 방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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