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협상 첫날 빈손…'상한제' 폐지 입장차만(종합)
사후조정 회의서 합의점 모색했지만 이견만…12일 최종 합의 도출 시도 계획
노조 "성과급 제도화 없으면 조정 안돼"…재협상서 합의 못하면 총파업 현실화
- 박기호 기자, 나혜윤 기자, 김승준 기자
(서울·세종=뉴스1) 박기호 나혜윤 김승준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11일 성과급 재협상에 나섰지만, 이견만 확인했다. 사측은 기존에 제시했던 성과·포상안보다 진전된 제안을 했지만 노동조합은 성과급 상한 폐지 입장을 고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사는 12일에도 협상 테이블에 앉아 성과급에 대한 이견을 재차 조율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사후 조정 회의에서 11시간 30분 동안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노사는 협상에서 성과급 지급 기준과 규모 등을 놓고 치열한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황기돈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내일 계속 (협상을)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노조는 협상에 앞서 강경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협상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노조의 입장은 변함없고 영업이익 15%의 상한 폐지 그리고 제도화를 계속 말하고 있다"며 "대표이사가 직접 영업이익 재원에 한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사측이) 전향적으로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측이 성과급 제도화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경우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최 위원장은 "제도화를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며 "오늘 회사가 제도화에 대한 입장이 없다면 조정이 안 될 것으로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조정에 임하면서 요구하는 건 동일하고, 회사의 전향적인 변화가 있다면 노조도 그에 대해 고민해 보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협상을 벌인 삼성전자 노사는 1시간 정도의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오후 12시간 가까이 머리를 맞댔지만 결국 이견 조율을 진행했다.
업계에선 사측이 이전보다 양보한 안을 제시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경쟁사와 동등한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성과급 요구가 거센 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DS)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하면 경쟁사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기 위해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쓰겠다고 제안했다.
또한 향후에도 올해와 같은 수준의 경영 성과를 달성하면 특별 포상을 지급하겠다는 약속도 제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DS 부문에서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에도 경영성과 개선 시 최대 75%의 성과급을 보장하는 안을 내놓았다.
업계 일각에선 사측이 영업이익 10% 재원으로 상한 없이 성과급을 지급하고 협상 타결금까지 제시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배분을 요구한 노조는 사측의 제안을 거부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동시에 나온다. 또한 DS 소속 비(非)메모리 사업부에 대한 성과급도 사측보다 높은 수준으로 요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시스템LSI·파운드리(Foundry) 사업부 직원에 대해 3억~4억 원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해당 사업 부문이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에 성과급을 1억 원 미만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한 삼성전자 노사는 12일에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노사는 이날 협상 테이블에서 오간 내용을 복기하면서 재차 합의점을 찾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12일에 이뤄질 사후 조정마저 결렬될 경우 삼성전자 창사 두 번째 파업이 현실화할 수 있다.
2024년에도 삼성전자에서 파업이 발생한 적이 있지만 당시는 파업을 주도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 수가 3만2000여명에 파업 참여자도 전체의 15% 수준이어서 실제 생산 차질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초기업노조가 7만3000명에 달하는 조합원을 확보하고 있고, 파업 참여 인원도 3만~4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가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파업 피해가 3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파업으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40조 원 넘게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goodda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