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개 부품 초고압변압기 '압도적 위용'…효성重 창원공장 가보니
[르포]4조 원대 일감 이미 확보…무결점 품질로 경쟁력 강화
생산 확대 박차, '미래' 위한 공장 증설 '속도전'
- 황진중 기자
(창원=뉴스1) 황진중 기자 = 지난 8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효성중공업(298040) 창원공장에 들어서자 시선을 압도한 건 거대한 초고압변압기였다.
초고압변압기는 가로 10m, 세로 5m, 높이 5m가 족히 넘고 무게만 300t(톤)에 이른다. 겉보기에는 거대한 쇳덩어리처럼 보이지만 3만~4만 개의 부품이 맞물려 기능하는 정밀 기기다.
효성중공업 창원공장은 1977년 준공된 초고압변압기 생산 핵심기지로 꼽힌다. 약 22만평 부지에 3000여명이 근무하면서 변압기와 차단기 등 주요 전력기기를 만들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인 765kV급 초고압변압기도 이곳에서 생산 중이었다.
공정 설명에 앞서 홍의진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 부품제작팀장은 "변압기는 전압을 두 배로 높여 송전 손실을 네 배로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면서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 등으로 보내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투박하고 거대한 외형 속에 숨겨진 정밀함은 공정 곳곳에서 확인됐다. 공장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거대한 노란색 크레인 아래서 변압기의 심장인 철심을 조립하는 작업자들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 전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 0.23㎜, 0.3㎜ 두께의 얇은 강판을 낱장이 아닌 계단식으로 정교하게 쌓아 올리는 공정이 이뤄지고 있었다.
거대한 초고압변압기 제작 작업은 사람의 꼼꼼한 손끝에서 완성된다. 수만 개의 부품을 조립하고 정밀한 오차를 잡는 과정은 기계만으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고객 수요 맞춤형 초고압 변압기 생산을 위해서는 정밀한 수작업이 필요하다"면서 "효성중공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선호되는 손재주가 뛰어난 작업자를 다수 보유했으며, 이 같은 경쟁력이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초고압변압기 부품 중 하나인 절연지는 수분이 남는 것을 막기 위해 125도 고온에서 18시간 동안 가열된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수분이 제거된다. 수백 톤 무게에 이르는 초고압변압기 본체는 '에어 팔레트' 위에 실려 마찰음 없이 미끄러지듯 다음 공정으로 이동됐다.
대당 6000만~7000만 원에 이르는 고가 장비인 탭체인저를 장착하고, 냉각용 오일을 주입하는 총조립장 주변은 이물질 유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클린룸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창원공장의 핵심 경쟁력은 단일 공장 내에 설계와 제작 인프라가 통합돼 있다는 점이다. 시설과 시설 사이에 있는 사무동에 들어서자 100여 명의 설계자가 제작 현장과 맞닿은 곳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이들은 작업자와 즉각적으로 소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여러 소규모 공장을 분산 운영하는 해외 경쟁사와 달리 고객의 맞춤형 요구에 빠르고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는 비결이다.
홍의진 팀장은 "현재 4~5년 치 일감인 약 4조~5조 원 규모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경쟁사 대비 월등히 많은 수준"이라면서 "단일 국가로는 가장 큰 미국 765kV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며, 북유럽 400kV급 시장 1위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창원공장은 미래 전력망의 핵심인 직류(DC) 시대를 향해 증설 이뤄지고 있었다. 대용량 원거리 전송에 유리하고 계통 안정성을 높여주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시스템이 그 중심에 있다.
임희수 효성중공업 전력PU DC시스템사업팀장은 "전통적인 사업인 초고압 변압기, 차단기, 전장품 외에 신재생에너지 증가와 전력 반도체 소재 발전에 발맞춰 에너지 저장장치(ESS), 전력제어장치(STATCOM), HVDC, 중전압직류배전(MVDC), 직류배전(LVDC) 등 신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임희수 팀장은 험난했던 국산화 과정을 소개하면서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 4번째로 국산화에 성공한 양주 200MW HVDC는 글로벌 기업들의 독점을 깨고 작년 준공돼 현재 계통에 연계돼 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공장에서는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공장 증설을 위해 건설 중장비가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
신축 HVDC 변압기 공장은 창원공장 내 약 2만 9600㎡ 부지에 조성된다. 2027년 7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격 가동이 시작되는 2028년부터 창원공장 전체 변압기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약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 팀장은 "기존 교류 변압기와 달리, HVDC 변압기는 직류 성분이 내부에 혼입돼 전기가 도전체로 옮겨가는 것을 막는 가혹한 절연 설계가 요구된다"면서 "일반 교류 변압기 대비 약 3배 많은 겹겹의 절연물이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이어 "남들이 관심 없던 2012년부터 시작된 장기적인 투자가 이번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2GW 프로젝트로 정점을 찍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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