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지만 불편? LCC 편견 지웠다"…파라타항공 비즈니스 타보니[르포]

일회용기 아닌 한국도자기 사용…커틀러리까지 스테인리스 '짤랑'
소니 헤드폰 제공, 엔진음 차단…'베드' 모드로 180도 눕기 가능

6일 인천을 출발해 도쿄로 향하는 파라타항공 A330-200 항공기 비즈니스 스마트석에서 커피 서비스를 제공받은 모습. 한국도자기 커피잔에 일리 커피가 제공됐다. 2026.5.6/뉴스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발을 뻗고 완전히 누워 단잠을 자던 중 쏟아진 햇살에 눈을 떠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 객실 승무원이 보온병을 들고 와 도자기로 된 커피잔에 김이 나는 커피를 따라줬다. 커피잔의 온기를 두손으로 느끼며 다시 한번 창문 밖을 보니 발아래 가득 깔린 흰 구름이 마치 에스프레소 크림처럼 느껴졌다.

지난 6일 파라타항공 A330-200 항공기 비즈니스 스마트석을 타고 인천과 일본 도쿄(나리타)를 오가며 기내 서비스를 체험했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저렴하지만 불편하다'는 편견을 지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가격은 더 매력적이다.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와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이다. 누워서 갈 수 있는 넉넉한 공간과 서비스의 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즈니스석은 FSC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티웨이항공이 2022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도입하며 문턱이 낮아졌다. 지난해 9월 첫 상업운항을 시작한 파라타항공은 같은 해 11월 국제선 운항을 시작하며 국내 LCC 중 두 번째로 비즈니스석 운영을 본격화했다.

6일 인천을 출발해 도쿄로 향하는 파라타항공 A330-200 항공기 비즈니스 스마트석에서 웰컴 드링크로 파라타항공의 시그니처 음료인 '피치 온 보드'(왼쪽)와 물(오른쪽)을 약과와 함께 제공받은 모습. 피치 온 보드는 복숭아와 포도맛이 났다. 2025.5.6/뉴스1 김성식 기자

다만 LCC 비즈니스석 서비스는 FSC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인식도 여전하다. 실제로 FSC는 국적 불문 도자기 그릇과 찻잔을 사용하지만 티웨이항공은 일회용기에 식음료를 내온다. 파라타항공은 아직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파라타항공은 'FSC급 비즈니스석'을 지향하며 기내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이다. 대표적인 게 기내 식기 사용이다. 파라타항공은 출발 전 웰컴 드링크를 포함해 기내에서 제공되는 모든 식음료를 비즈니스석 승객에 한해 도자기 그릇과 찻잔, 유리컵 등 다회용기에 제공했다. 정통 FSC 비즈니스석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날 확인해 보니 그릇과 찻잔은 한국도자기, 유리컵은 오션 타일랜드 제품이었다. 수저와 포크, 나이프 등 각종 커틀러리 역시 스테인리스 소재라 비즈니스석 곳곳에선 '짤랑'하는 식기 부딪히는 소리가 은은하게 울렸다. 지상에선 당연한 이 소리가 하늘에선 비즈니스와 일반석, FSC와 LCC를 가르는 요소라 생각하니 더욱 청명하게 느껴졌다.

6일 인천을 출발해 도쿄로 향하는 파라타항공 A330-200 항공기 비즈니스 스마트석에서 기내식을 제공받은 모습. 가지 미소바질 샐러드, 에비카츠 산도, 진저 사워크림 케이크 등이 한상 차림으로 제공됐다. 그릇과 찻잔은 한국도자기, 유리컵은 오션 타일랜드의 것이었다. 2026.5.6/뉴스1 김성식 기자

약점인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부재는 이달 시작한 소니코리아와의 협업으로 극복했다. 항공기가 일정 고도에 오르자 비즈니스석 승객만 소니 무선 헤드폰(WH-1000XM6)을 받을 수 있었다.

헤드폰과 귀가 직접 맞닿는 부분은 귀를 완전히 감쌀 정도로 넉넉했고, 머리와 닿는 부분에도 가죽이 덧대어져 있어 착용감이 우수했다. 전원을 켜면 자동으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활성화됐다. 백색 소음이 미세하게 재생돼 주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이었다. 덕분에 기내에 울린 엔진음이 한결 줄었다.

블루투스를 통해 무선으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개인 디바이스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곡들을 재생해 보니 드럼 베이스와 여성 가수의 고음 피처링 파트 모두 현장감 있게 전달됐다. 주변 소음이 자동으로 차단되다 보니 작은 음량으로도 충분했다. 헤드폰을 벗으면 개인 디바이스가 자동으로 일시 정지되는 점도 편리했다.

헤드폰은 완충 상태로 제공돼 최소 24시간에서 최대 40시간까지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인천~다낭·푸꾸옥·냐짱 등 베트남 노선 비즈니스석 승객을 대상으로 한 달간 시범 제공한 뒤 다른 국제선 비즈니스석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좌석별로 모니터를 설치하거나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6일 인천을 출발해 도쿄로 향하는 파라타항공 A330-200 항공기 비즈니스 스마트석에서 소니 무선 헤드폰(WH-1000XM6)을 제공받은 모습.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어 기내도 유입된 엔진음까지 차단한다. 2026.5.6/뉴스1 김성식 기자

총 18석인 비즈니스석 좌석 크기는 FSC 비즈니스석과 동일한 크기를 자랑했다. 좌석 너비는 21인치(약 55.3㎝), 앞 좌석과의 간격은 74인치(약 187.9㎝)로 일반석 '컴포트'와 비교했을 때 너비는 3인치(약 7.6㎝), 간격은 42인치(106㎝) 이상 넓었다. 좌석 배열은 2-2-2로 2-3-2 배열의 다른 FSC 비즈니스석 대비 밀집도도 낮은 편이다.

좌석 모드는 크게 △업라이트 △릴랙스 △베드 등 3가지로 구성됐다. 업라이트는 좌석 등받이와 다리걸이가 바로 선 상태이며, 릴랙스 모드 설정 시 등받이와 다리걸이 각도가 45도 정도로 기울어진다. 베드로 전환하면 등받이와 다리걸이가 180도 펴지면서 '누워 가는' 여행이 가능하다. 180㎝인 기자가 다리를 펴고 누워도 머리 위로 주먹 1개가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남았다.

6일 도쿄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는 파라타항공 A330-200 항공기 비즈니스 스마트석에서 촬영한 비즈니스 스마트석의 모습. 2026.5.6/뉴스1 김성식 기자

등받이와 다리걸이는 패브릭으로, 헤드레스트는 가죽으로 처리돼 있어 몸과 다리는 따뜻한 느낌이지만 머리 부분은 시원했다. 좌석과 좌석 사이엔 독서등과 C타입 USB 충전구가 자리해 책을 읽거나 개인 디바이스를 충전하며 이용할 수 있다. 비즈니스석 전담 승무원을 호출하는 벨은 벨트 사인이 표시되는 천장에 있어 찾기 편리했다.

파라타항공은 현재 비즈니스석을 갖춘 A330-200 1대를 이용해 인천~나리타·다낭·푸꾸옥 등 국제선 3개 노선에서 비즈니스석 서비스를 운용 중이다. 오는 6월 비즈니스석을 갖춘 A330-200 1대가 추가로 들어오면 향후 비즈니스석 서비스 지역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7월엔 삿포로·하노이 노선, 내년엔 미국 노선 취항을 준비 중이다.

6일 도쿄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는 파라타항공 A330-200 항공기 비즈니스 스마트석에서 촬영한 비즈니스 스마트석의 모습. 2026.5.6/뉴스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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