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사과 없이 "추가 의견 수렴 어렵다"(종합)

'반도체' 초기업노조 vs '비반도체' 동행노조 갈등 최고조
동행노조 "초기업노조가 무시·비하"…사과 요구·법적 대응 경고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삼성전자(005930)의 최대 단일 노조이자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상전자 지부(초기업노조)가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의 사과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고 추가 의견 수렴 요구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행 노조가 임금협상 공동교섭단에서 탈퇴한 상황이어서 '노노 갈등'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앞서 동행노조가 교섭 정보 공유 및 차별 대우 금지 등 공정대표 의무 준수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데에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이날 동행노조에 회신 공문을 보내 "향후 사측과 교섭이 진행될 경우 교섭 결과 및 주요 내용은 조합원 대상 공식 공유 이전 동행노조에도 사전 안내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도 "다만 조합원 의견 수렴은 이미 지난해 안건 수렴 절차를 통해 진행된 바 추가적인 의견 수렴은 어렵다"고 전달했다.

또 동행노조가 차별 대우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청한 데에 "초기업노조가 동행노조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교섭 정보를 차단한 사실은 없다"며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공동교섭단 참여 및 정보 공유와 관련해 "동행노조는 기존 공동교섭단 구성에 참여해 함께 교섭을 진행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교섭 관련 자료 및 진행 상황 역시 공동교섭단 내부 논의를 통해 공유돼 왔다"며 "초기업노조가 동행노조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교섭 정보를 차단한 사실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초기업노조는 노동조합법 및 관계 법령에 따른 공정대표의무를 준수하고 있으며 향후 교섭 과정에서도 관계 및 절차를 준수하며 조합원 권익 보호를 위한 교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며 "기타 교섭 진행 상황 및 주요 사항에 대해서 공정대표의무 범위 내에서 필요한 내용을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동행노조는 지난 4일 삼성전자 3대 노조(초기업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노조)로 구성된 공동교섭단에서 탈퇴했다.

이후 초기업노조에 보낸 공문을 통해 "과거 초기업노조는 과반 조합이라는 권한을 남용해 우리 노조의 의견을 고의로 무시·배제하거나 형법 제311조(모욕)에 해당하는 비하(어용노조 지칭) 등을 지속했다"며 "이는 단순한 노노 갈등을 넘어 우리 노조 존재 자체를 배제하고 부정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동행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사측과의 교섭 관련 세부 진행 상황 △사측 제시안 및 초기업노조의 수정 요구안 전문 △동행노조 의견 수렴 △향후 교섭 일정 및 주요 쟁점 사항 △초기업노조의 공식적인 사과와 즉각적인 비하 금지 등을 요구했다.

이어 "본 공문 수령 이후 합리적 이유 없이 교섭 정보나 상황 공유를 거부 또는 우리 노조 조합원을 향한 불이익에 대한 발언 및 발생 우려를 포함, 비하 등이 지속되는 경우 노동위원회 시정신청 및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 및 강력한 대응을 즉각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행노조 조합원은 지난 3월 기준 2260명에 달하며 70%가량이 디바이스경험(DX) 소속으로 알려졌다.

동행노조의 공동교섭단 탈퇴는 최근 노조가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한 성과급 요구에 집중하면서 DX 부문이 소외됐다는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공동교섭단은 반도체(DS) 부문에 대해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DX 부문에 대해서는 별도의 요구를 내놓지 않았다. 조합원 구성 역시 약 80%가 DS 부문에 편중돼 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