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TV 맞설 무기 'AI' 공통 분모…삼성 '전 제품' vs LG '프리미엄'

'AI로 한 차원 높은 경험'으로 中 가격·물량 공세 차단

15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모델들이 마이크로 RGB TV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115형 모델 첫 출시에 이어 130형 모델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마이크로 RGB TV 는 100㎛ 이하 크기의 RGB(빨강, 초록, 파랑)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하며, 각 색상을 독립적으로 정밀 제어해 화면 색상과 밝기를 보다 촘촘하고 정교하게 제어한다.2026.4.15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글로벌 TV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무기로 '인공지능(AI)'를 공통으로 내놨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부터 보급형 모델까지 거의 모든 TV에 AI를 탑재해 차별화에 나선다. 화질과 크기 경쟁에서 벗어나 검색·추천·맞춤형 기능을 결합해 중국 TV에서는 맛볼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양사의 세부적인 시장 공략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거의 모든 TV에 AI를 탑재한다. 반면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만 AI를 탑재해 차별화에 나선다.

中 매서운 추격에 'AI 탑재' 승부수…하드웨어 저가 공세 대응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진행한 신제품 발표에서 일제히 AI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TV의 개념을 단순히 화면을 보여주는 기기를 넘어 AI 기반 검색과 추천, 맞춤형 서비스가 결합된 'AI 서비스 플랫폼'으로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비전 AI 컴패니언'을 중심으로 TV 안에서 정보 검색과 콘텐츠 추천, 기기 연동이 동시에 이뤄지는 환경을 구축했다. 퍼플렉시티,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등 다양한 AI를 결합해 시청 중 음성만으로 필요한 정보를 즉시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AI 업스케일링 프로', 'AI 사운드 컨트롤 프로' 등 화질과 음향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하는 기능을 더해 시청 경험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2026년을 AI TV 대중화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AI는 선택이 아니라 TV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역시 생성형 AI 기반 기능을 대폭 확대했다. AI 컨시어지, AI 서치, AI 챗봇, 보이스 ID 등 개인 맞춤형 기능을 전면에 배치하고 웹OS를 통해 복수의 AI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전용 칩셋 '알파11' 기반의 AI 프로세싱을 통해 화질과 음향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경험의 질' 자체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백선필 LG전자 디스플레이 CX담당은 "생성형 AI와 맞춤형 기능을 통해 TV 경험 자체를 바꾸겠다"고 자신했다.

LG전자가 역대 가장 밝고 정확한 컬러, 초저반사를 구현한 압도적 화질이 특징인 2026년형 LG 올레드 에보를 선보였다. 모델들이 빛 반사를 획기적으로 줄여 최신 올레드 TV의 화질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신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AI 탑재 속 엇갈린 전략…삼성 '전 제품 확대' LG '프리미엄 집중'

AI를 공통분모로 삼았지만 시장 공략 방식은 뚜렷하게 갈린다. 삼성전자는 '하방 전개'를 통한 영토 확장에, LG전자는 '하이엔드 사수'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 무게를 실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제품의 99%에 AI 기능을 탑재하며 사실상 전 제품군을 AI TV로 전환했다. 프리미엄 라인업인 마이크로 RGB·OLED뿐 아니라 보급형 UHD까지 AI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동시에 미니 LED 라인업을 보급형까지 확대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중국의 물량 공세에 맞서 프리미엄과 볼륨 시장을 동시에 공략해 21년 연속 세계 1위를 수성하겠다는 계산이다.

용 사장은 "중국 브랜드의 출하량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올해는 라인업을 전방위로 재편해 출하량과 매출을 동시에 잡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LG전자는 신제품 라인업 중 LG 올레드 에보(evo) 라인업과 LG 마이크로 RGB 에보(evo) 등 프리미엄 제품을 강조했다. 특히 3세대 '알파11' AI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초고밝기와 초저반사, 퍼펙트 블랙 구현 등 화질 완성도를 극대화했다. 올레드 13년 연속 1위라는 기술적 우위를 앞세워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구상이다.

백 상무는 "삼성이 올레드 시장에 합류한 것은 환영할 일이나, 메이저 볼륨은 여전히 LG의 것"이라며 주도권 방어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모든 집 거실의 AI 허브'가 되는 길을, LG전자는 '비교 불가능한 최상의 시청 경험'을 제공하는 길을 선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과 물량으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AI를 중심으로 한 경험 경쟁으로 전장을 옮기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다른 해법을 택한 만큼 향후 시장 주도권 경쟁도 이 두 전략의 성과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