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소한 해협·통행료 가능성까지…호르무즈 통항까지 '숙제' 산적

선사 자체적 통항 계획 수립·운영…좁은 해협에 통항 물리적 한계
통행료 부과·신고 의무 가능성…해운사들 보험료 인하 요구

오만 무스카트항 인근에 루오지아산 유조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 ⓒ로이터=뉴스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미국·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합의로 페르시아만에 발 묶인 선박이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실제 통항까지는 풀어야 할 난관이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협의 협소한 구조로 한꺼번에 많은 배들이 통과하기 어렵다는 점이 첫 번째 걸림돌이다. 대기 선박이 800척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빠져나오는 데 일주일 가까이 걸릴 전망이다.

또한 통행료 부과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고 보험료 인하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현재 페르시아만에 묶여 있는 국적 선사의 선박은 모두 26척으로 알려졌다. 해당 선박들은 HMM(011200), 팬오션(028670), 장금상선, SK해운 등이 운용하고 있다.

선종별로는 △원유 및 석유 제품 운반선 17척 △벌크선 5척 △컨테이너 운반선 1척 △가스 운반선 2척 △자동차운반선 1척 등이다.

유조선들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만을 항행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로이터=뉴스1
선사 자체적 통항 계획 수립·운영…협소한 해협에 통과 지연 전망

9일 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내측인 페르시아만에 선박이 발 묶인 국내 해운사들은 관련국 정부들의 통항 방식에 대한 후속 발표, 외국 선박들의 통과 상황 등을 지켜보고 통항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HMM 관계자는 "정부의 방향, 타국 선사들의 움직임 등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부는 관계기관으로부터 확인된 통항 관련 정보와 외국 선박의 통항 상황 등을 선사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정보를 고려해 선사는 자체적으로 통항 계획을 수립해 운항하게 된다.

청와대는 언론 공지를 통해 "우리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선사와 협의하고 관련국과 소통을 가속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통항 방식과 조건에 대해서는 관련국과 소통을 통해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의 물리적 한계다. 폭 33~39㎞의 협소한 해협은 전쟁 전 일평균 135척이 통행했다. 현재 발이 묶인 선박이 800척인데 이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면 혼잡과 충돌 위험이 커 순차 통과가 불가피하다.

특히 선박들이 최근 전쟁 이전에 주로 이용되던 항로가 아닌 라라크섬과 케슘섬 사이의 좁은 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협을 빠져나가는 데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안전이 담보된 항로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마린 트래픽 갈무리.
통행료 부과·신고 의무 가능성 '복병'…보험료 인하 필요

이란의 통행료 부과 및 신고·검사 의무 부여 가능성도 변수다. 이 경우 선사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신고·검사에 따른 일정 지연도 전망된다. 앞서 이란이 새로운 통항 프로토콜로 감시 레이더 통과 신고나 통행료 부과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적 보호 필요성이 거론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휴전이라는 건 여전히 지정학적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으로 일각에서는 호위 함정 등의 필요성을 얘기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원활한 통항을 위해서는 보험료 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쟁 특약 등으로 보험료가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해 운항이 쉽지 않다는 게 해운업계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고통 분담 동참이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란이 통항 재개를 합의한 만큼 리스크가 현저히 줄었기 때문에 이에 맞춰 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종전이 되더라도 보험사가 안전하다고 인정해야 선박 운행이 재개될 수 있어 통항 정상화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보험사들은 운항 재개 여부는 해운사가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 보험료 인하에는 말을 아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유류비 등을 감안해 선사가 배를 띄우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할 수는 있다"며 "보험사가 배 운항 재개에 관여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