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정유 중동發 공급망 불안 '직격탄'…2분기 제조업 전망 '76' 후퇴
수출기업 지수 20p 급락…반도체·화장품만 '선방'
원자재·에너지값 상승·환율 불안 투자 위축 확산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반도체 호조에도 우리나라 제조업 경기가 중동 사태에 발목이 잡혔다. 2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가 직전 분기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동발(發) 공급망 불안을 직격으로 맞은 수출기업과 정유·석유화학 업종의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5~18일 전국 2271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6년 2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해 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전망치는 직전 분기 대비 1포인트(p) 하락한 '76'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 보면 내수기업 지수는 78로 전 분기 대비 4p 상승했고, 중동사태와 같은 대외 리스크가 겹치며 수출기업 지수는 70으로 전 분기 대비 20p 하락했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전체 조사 대상 업종 중 '반도체', '화장품' 업종은 기준치 100을 넘으며 2분기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호황을 맞은 반도체(118) 업종은 2분기 연속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화장품(103)은 전 분기 대비 18p 하락했으나 여전히 경기 개선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유·석유화학(56)과 철강(64)은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특히 중동사태로 인해 원료 수급 불안을 우려하는 정유·석유화학(56) 업종은 조사 대상 업종 중 지수가 가장 크게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줄 대내외 리스크로 제조기업 70.2%가 '원자재·에너지 비용 상승'을 택했다. 다음으로는 '전쟁 등 지정학 리스크'(29.8%), '환율 변동성 확대'(27.6%), '소비회복 둔화'(19.1%), '수출수요 둔화'(13.9%) 순으로 응답했다.
중동사태 등 대외 리스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말 또는 연초에 계획한 상반기 투자계획 대비 현재 투자 진행 상황'을 묻는 말에 응답기업의 61.1%가 '변동 없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당초 계획보다 확대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3.8%였다. '당초 계획보다 축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다'고 밝힌 기업도 35.1%에 달했다.
기업들은 상반기 투자가 당초 계획보다 축소 또는 지연된 요인으로 '수요 등 시장 상황 악화'(26.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서 '에너지·원자재 등 생산비용 상승'(24.4%), '관세·전쟁 등 통상환경 변화'(23.9%), '자금조달 여건 악화'(19.9%) 순으로 응답했다.
강민재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반도체 호조에도 통상 불확실성과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원자재가격 상승 압력이 제조업 전반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정부가 비상 경제 대응체계를 가동한 가운데, 경제계도 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신속히 전달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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