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휴전에 국제유가 급락…항공업계, 유류할증료 향방 '촉각'

5월 유류할증료 산정 막판 '휴전' 변수…'33단계 공포' 완화 기대
고환율·정세 불안에 수요 위축 우려 여전…"유가 안정 지속이 관건"

중동 사태의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5월 유류할증료 인상이 예고된 7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5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이달에 적용 중인 7700원에 비해 4.4배 오른 3만4100원으로 책정됐다. 2016년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고액이다. 2026.4.7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일시 휴전에 전격 합의하면서 가파르게 치솟던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고유가 직격탄을 맞으며 유류할증료 '역대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뒀던 항공업계는 이번 휴전이 승객 부담과 비용 압박을 덜어줄 단비가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33단계' 최악 면하나…5월 유류할증료 산정 막판 변수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들은 5월 국내외 유류할증료 확정을 일주일 앞두고 국제유가 추이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중동 분쟁 심화로 인해 유류할증료가 최고 수준인 33단계까지 오를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한 상태였다.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MOPS)을 기준으로 한다. 5월 유류할증료는 3월 16일부터 4월 15일까지의 평균 가격을 반영하는데, 반영 기간 종료를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 극적인 유가 하락 요인이 발생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MOPS는 두바이유에 영향을 받는다. 이날 두바이유는 전날 대비 1.14% 낮은 배럴당 119.05달러다. 이 외에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정전 사실이 알려진 7일(현지시간) 뉴욕 시간 기준 오후 7시 26분 거래에서 배럴당 91.64달러로 약 19% 급락했다. 중동 전쟁 이후 이어진 공급 충격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유류할증료가 33단계까지 치솟으면 소비자 부담이 가중돼 여행 수요가 급감할 수밖에 없는데, 반영 기간 막바지에 유가가 떨어지면 상승 폭을 다소나마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숨통 트일까" 기대 속에서도…할증료 부담·공급 불안 여전

유가는 일시적으로 떨어졌지만 항공사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2주라는 휴전 기간이 짧은 데다, 이미 반영 기간 전반부의 유가가 너무 높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실제 MOPS는 지난 2월 갤런당 211.97센트에서 3월 465.24센트로 폭등했다. 이에 지난달 6단계에서 이번 달 18단계로 12단계 뛰어올랐다. 3월 한 달간 폭등한 유가 탓에 다음 달 할증료는 역대 최고치였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22단계)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여전히 거론된다.

또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오늘 하루 유가가 떨어졌다고 해서 한 달 평균치가 급격히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휴전 기간 내 유가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동 현지의 에너지 기반 시설 파괴로 정상화에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공급 측면의 불안 요소도 상존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 에너지 인프라 훼손으로 공급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유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고환율에 국제정세 불안까지…'해외여행 수요 절벽' 우려

유가 부담이 단순 비용을 넘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4월 유류할증료는 전달 대비 3배 가까이 상승하며 소비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달러·원 환율 상승과 국제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해외여행 수요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5월 유류할증료가 지금보다 더 높아진다면 본격적인 '수요 절벽'이 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가 더 오르면 가격 부담으로 여행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이미 고유가와 고환율이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연료비 비중이 30%에 달하는 구조상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자, 수익성이 낮은 중거리 노선이나 할인 비중이 높은 노선부터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