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토 탈퇴 검토"에 K방산 '관심 집중'…'바이 유러피언' 숙제
중동 참전 요청 거부에 반발…EU 내 "나토 붕괴 직전" 목소리
전쟁 속 서유럽 시장 납품 현실화…"니치 마켓 선점 가능"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유럽연합(EU) 내 국방 자립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내 방산업계의 수혜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다.
나토에서 미국이 탈퇴할 가능성은 낮더라도,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유럽이 지상 방산 체계와 탄약을 중심으로 한 재무장 기조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방산업계가 유럽의 '바이 유러피언' 기조를 뚫고 수출 확대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나토가 이란 전쟁에 동참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탈퇴 여부에 대해 "재고의 여지가 없다"고 발언했다. 그는 "그들(나토)이 종이호랑이라는 점을 항상 알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나토와 유럽 회원국들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작전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했다. 나토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청에 난색을 보였다. 폴란드는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을 중동으로 보내라는 요청을 거부했다.
이외 스페인은 미국 군용기 영공 통과를, 이탈리아는 미군의 시칠리아 공군기지 사용을, 프랑스는 미국과 같이 전쟁에 참전 중인 이스라엘의 자국 영공 사용을 각각 불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에 대한 미국의 회의론은 어제오늘 상황은 아니지만 이란과의 전쟁 이후에는 입장차가 더 확연히 드러나는 모습이다. 국빈 방한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매일 같이 참여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면 그 실체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로서 미국의 나토 탈퇴가 실현될 가능성은 작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미국이 나토를 탈퇴하려면 국방수권법(NDAA)에 따라 상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이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초당적 지지를 받는 점을 감안하면 비현실적이란 분석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병력 감축 등 나토를 무력화할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유럽 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유럽 외교관이나 EU 관계자들은 "나토는 마비 상태라 회의 조차 열 수 없다"거나 "붕괴 직전이라는 것은 명백하다"고 발언했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미국 집단 방위 의지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과 동맹국의 방위 자립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나토 탈퇴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만큼 향후 유럽의 국방 지출 확대와 방위 자립 가속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나토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 내부의 재무장 기조는 강화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 증가 요구에 속도를 냈던 유럽의 국방 지출 확대 기조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해에는 나토 내 모든 동맹국이 처음으로 GDP의 2%라는 국방지출 목표를 충족하기도 했다.
이에 국내 방산업계를 향한 기대감이 확대하며 주가 역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일 종가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144만 9000원, 현대로템(064350)은 21만 원, LIG D&A(LIG넥스원·079550) 86만 원을 기록했다. 1일 종가와 비교하면 각각 8.3%, 10.8%, 8.3% 상승한 수치다.
최대 잠재적 위협인 러시아와 유럽 진영이 육지로 연결된 점을 감안하면 전차나 곡사포 같은 지상 방어 체계 중심의 수요가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다. 폴란드를 중심으로 수출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자주포, 현대로템의 K2전차의 수출 물량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셈이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사막 등 지형으로 병력 투입이 제한적인 중동 전황에선 천궁 같은 지대공 무기 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면 대평원 지형인 유럽의 경우 밀고 들어올 병력을 방어할 지상 무기 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비축량 증가가 필요한 탄약 수요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전쟁 발발 이후 한화에어로는 현지 방산 업체 안드라와 손을 잡으며 스페인 자주포 현대화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확보하기도 했다. 한화에어로가 K9 자주포 플랫폼 기술을 제공하면 안드라가 이를 기반으로 차체와 제어·통신 시스템을 제작해 스페인 육군에 납품한다.
다만 높아지는 진입장벽은 국내 방산업계가 풀어야 할 선결 과제다. 유럽연합이 발표한 유럽방위산업전략(EDIS)에 따르면 EU는 지난해 기준 20% 수준인 역내 무기 구입 비중을 2035년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에 맞춰 한화에어로·현대로템 등 국내 업체는 폴란드나 루마니아에 현지 공장을 세우며 대응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방산업계가 재무장 수요를 커버하기에는 생산량 측면에서 부족할 것"이라며 "투자에서부터 생산시설 확충, 생산 안정화까지의 과정을 감안하면 국내 업계가 그사이의 니치 마켓(틈새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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