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멈췄던 '탄소 중립' 트럼프가 되살렸다…철강·조선 속도
화석연료 의존도 높은 철강·조선업계, 연구 가속
"저탄소로 인한 추가 비용, 시장서도 일부 수용해야"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멈춰 세웠던 '탄소중립'이 중동 전쟁 여파로 다시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의 반대로 국제 사회의 탈탄소 로드맵에 제동이 걸렸지만,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확산하면서 산업계의 화석연료 의존도 낮추기가 오히려 더 빨라지고 있다.
특히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철강·조선업계를 중심으로 친환경 기술 투자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은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으로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철강업계는 이번 중동 사태를 계기로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탄소 배출을 줄이는 공정 전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하이렉스(HyREX) 데모플랜트' 구축에 약 8000억 원을 투입한다. 하이렉스는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물만 배출하는 혁신 공정으로, 탄소 배출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해당 공정으로 전면 전환할 경우 기존 투자 규모에 준하는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장기적으로는 탄소 규제에 대응하고 원가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효과가 기대된다.
6월에는 광양제철소에서 연산 250만 톤 규모의 전기로가 가동된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연간 350만 톤의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철강 빅2'인 현대제철도 전기로 기반 탄소저감 제품 생산체계인 '하이큐브'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은 2030년대 상용화를 목표로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수소 기반 생산체계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또 전기로 확대와 고로 공정 효율 개선 등을 병행하며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탄소 배출 저감과 원가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조선업계 역시 친환경 전환 압박이 거세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다소 후퇴하긴 했지만,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탄소중립(Net Zero) 목표에 따라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저탄소·무탄소 연료 선박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는 암모니아와 수소를 차세대 선박 연료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미국선급협회(ABS)와 원자력 연계 전기추진 시스템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하면서 대형 컨테이너선에 전기 추진 기술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최대 20억 달러(약 3조 원) 규모 자금을 조달, 친환경 선박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암모니아를 수소로 분해해 연료전지를 구동하는 무탄소 선박 동력 시스템 개발에 나서며 차세대 추진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오션도 액화수소 운반선 핵심 기술과 전기추진 시스템 개발을 병행하며 미래 선박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조선 업계는 이번 에너지 안보 위기가 단순한 공급망 불안을 넘어 산업 구조 재편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이 없다면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다만 관건은 '비용'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전기로 전환이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지만 저탄소 철강은 생산 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라며 "수요처와 협력을 통해 저탄소 제품에 가격 프리미엄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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