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부담에 자산가 2400명 韓 탈출…전쟁 중 러시아보다 많아"
연부연납 기간 20년 늘리거나 최소 5년 거치 기간 필요
대한상의,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방식 다양화 연구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 부담으로 우리나라의 자산가 유출 규모가 세계 4위 수준에 달하고 있어 납부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발표한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방식 다양화 연구' 결과를 통해 현재 10년인 상속세 일반재산 연부연납 기간을 20년으로 늘리거나 최소 5년의 거치 기간을 도입하고 상장주식도 현물 납부를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주식평가 기간을 기준일 전후 각 2개월에서 2~3년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에 따르면 연간 한국 고액자산가 순유출 잠정치는 2024년 1200명에서 2025년 2400명으로 급증했고 영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전쟁 중인 러시아(2024년 1000명, 2025년 1500명)보다도 많다. 상의 관계자는 "50~60%에 달하는 상속세가 자본의 해외 이탈을 가속화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지만 상속재산이 주식일 경우 최대주주 20% 할증평가가 적용, 실제 상속세율은 60%다. 국내 주요 기업인들의 재산은 주식 비중이 높아 상속세를 납부하려면 주식을 팔거나 담보 대출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경제계는 상속세에 대한 부담을 꾸준히 호소해 왔다.
상의는 2072년까지의 장기 상속세수를 분석한 결과, 상속세수는 2024년 9조 6400억 원에서 2040년 21조 3000억 원, 2062년 38조 3500억 원, 2072년 35조 7800억 원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상의는 과도한 상속세 부담이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키고 자본 축적을 저해해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근거로 1970년부터 2024년까지의 우리나라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GDP 대비 상속세수 비율이 높을수록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는 뚜렷한 음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상의는 연부연납 확대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속세 납부세액이 총 2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적용되는 연부연납 제도는 현재 가업상속 중소·중견기업에만 최대 20년 분납 또는 10년 거치 후 10년 분납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과 대기업은 거치 기간 없이 10년 분납만 허용한다.
상의는 상속세 실질 부담률이 최대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했다. 특히, 보고서는 연부연납 기간을 확대하면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촉진해 GDP 증가폭이 상속세수 감소분을 크게 상회하는 등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했다. 동시에 상속세의 납부 기간이 장기간인 점을 고려할 때 연부연납 가산율 인하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밖에 비상장주식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상속세 물납을 상장주식에도 허용해 현금흐름 문제를 개선하고 상속 주식 평가 시 상속 기준일 전후 각 2개월간 시세 평균액 대신 전후 2~3년간의 장기 평균액을 적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상속세 납부 방식 개선만으로도 납세자의 실질 부담을 크게 줄여 기업투자 확대와 경제 활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납부 방식의 유연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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