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00 中 수입 임박'…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판 커진다
中 빅테크 H200 구매 절차 착수·젠슨황 방문…수입 금지 해제 수순
H200에 HBM3E 탑재…"엔비디아뿐 아니라 공급망 전반 영향"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중국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 주문 절차에 착수하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메모리 업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미국이 H200의 대중 수출 방침을 '사례별 심사'로 전환한 데 이어 중국 당국도 자국 빅테크의 구매 준비를 사실상 허용하면서 수입 재개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H200은 고사양 고대역폭메모리(HBM) 탑재가 필수적인 제품인 만큼, 중국발 수요 확대는 곧 메모리 시장 전반으로 연결될 수 있다. 특히 HBM 공급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할과 수혜 구조에도 다시 시선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H200 중국 수입 재개가 단기적인 칩 거래를 넘어 HBM 공급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규제 당국은 최근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자국 주요 기술기업들이 엔비디아 H200 구매를 위한 준비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원칙적 승인을 내줬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은 필요한 물량과 도입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의 수출 규제와 별개로 세관 통관 금지와 기업 구매 제한을 병행하며 H200 수입을 사실상 막아왔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최근 H200의 대중 수출 정책을 '거부 추정'에서 '사례별 심사'로 전환했지만, 중국 내부 승인 없이는 실질적인 거래가 어려운 구조였다. 이번 조치는 그간 유지돼 온 중국의 사실상 수입 금지 기조가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중국은 군·정부 핵심 인프라를 제외하고 상업용 AI 서비스 영역에만 H200을 제한적으로 들여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자국 AI 칩 육성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토종 칩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중국 방문과도 맞물린다. 황 CEO는 CES 2026현장에서 중국의 H200 수입 승인 가능성과 관련해 "구매 주문서가 도착하면 그 자체가 모든 것을 말해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주문이 실제로 접수될 경우, H200 구매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H200 구매가 본격화할 경우 가장 직접적인 수혜는 HBM 공급사로 향한다. H200에 고사양 HBM이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신 제품에는 HBM3E가 적용돼 칩 출하 증가가 곧바로 메모리 수요 확대와 연결된다.
H200 중국 수입이 본격화하면 가장 직접적인 수혜는 SK하이닉스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H200에는 최신 규격인 HBM3E가 적용되는데, SK하이닉스는 현재 해당 제품의 주력 공급사로 엔비디아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H200 출하량이 늘어날수록 SK하이닉스의 HBM 공급 물량 역시 자연스럽게 확대되는 구조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이미 2026년까지 HBM 물량이 사실상 '솔드아웃(완판)' 상태임을 공식화한 바 있어, 중국발 추가 수요를 전면적으로 흡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급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추가 주문이 유입될 경우, 공급 구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 과정에서 H200 중국 수입 재개 국면에서 또 다른 축으로 거론된다. 삼성전자 역시 HBM3E 양산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최근 생산 안정화와 수율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급 여력이 있다는 점에서, 추가 수요 발생 시 대안 공급자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특정 공급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급선 다변화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H200 관련 HBM 물량을 일부 분담할 경우, 단기적인 실적 개선뿐 아니라 HBM 시장 내 존재감을 다시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H200의 중국 수입 재개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HBM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주는 사안"이라며 "HBM 수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중국발 수요가 더해질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일정 수준의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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