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4분기 실적도 '흐림'…고환율에 공급석 규제까지 '발목'
상장사 6곳 중 5곳 영업손실…티웨이항공, 7분기 연속 적자 전망
FSC發 공급과잉에 LCC '휘청'…달러 의존도 높아 고환율 치명적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항공업계가 고환율과 공급과잉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우울한 성적표가 예상된다. 국내 상장 항공사 6곳 중 5곳이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여객 수요는 줄었는데 규제로 좌석 공급이 늘어난 게 발목을 잡았다. 계속된 고환율 현상 역시 달러 의존도가 높은 항공업계의 수익성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표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003490)은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4조 5516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한 413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122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기준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 186억 원 영업이익에서 1220억 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한다.
분기 기준으로는 3개 분기 연속 적자다. 지난해 8월부로 화물기 11대를 전량 매각하면서 발생한 화물 공백이 수익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화물사업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의 24.4%를 차지했다.
상장 저비용항공사(LCC) 4곳 모두 4분기에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가장 심각한 곳은 티웨이항공(091810)이다. 티웨이항공의 연결 기준 4분기 컨센서스는 영업손실 319억 원으로 2024년 2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취항한 유럽 노선에서 중국·중동 항공사와 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게 수익성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평가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3월 유상증자를 통해 1912억 원을 수혈해 재무 안전성을 제고하고 중·장거리용 신규 대형기를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다음으로 실적이 저조한 곳은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089590)의 연결 기준 4분기 영업손실은 216억 원으로 2024년 4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 계열 LCC들도 사정이 좋지 못하다. 진에어(272450)와 에어부산(298690)의 별도 기준 4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각각 72억 원, 140억 원으로 양사 모두 3개 분기 연속 적자다.
항공사들의 실적이 줄줄이 떨어진 건 4분기 여객 수요 회복은 더딘 반면 공급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4분기 국적 항공사 11곳의 공급 좌석은 3892만여 석으로 전년 동기(10곳) 대비 8.5% 증가했다. 그러나 4분기 이를 이용한 여객수는 3339만여 명으로 5.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탑승률은 85.8%로 같은 기간 2.5%포인트(p) 하락했다.
이러한 공급 과잉 현상은 LCC보다 FSC에 집중됐다. FSC 2곳의 4분기 공급 좌석은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지만, 여객수는 5.3% 늘어나는 데 그쳤다. 탑승률은 83.4%로 3.1%p 하락했다. 반면 LCC 9곳의 4분기 공급 좌석은 증가율은 7.9%, 여객수 증가율은 5.6%로 FSC 대비 수요·공급 간 격차가 적었다. 탑승률 역시 87.7%로 1.9% 하락하는 데 그쳤다.
FSC의 공급 과잉은 규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양사 노선이 겹치는 87개 국내외 노선 중 40개 노선에 대해 연간 총공급 좌석수를 2019년 대비 90% 이상 유지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인수 조건을 지키기 위해 지난해 3분기 대한항공 및 계열 LCC들은 괌 노선을 증편했고, 아시아나항공은 푸껫 노선을 재운항했다. 모두 2019년 대비 수요가 크게 줄어든 곳이다. 이들의 물량 공세는 LCC 운임 하락과 공급좌석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10월부터 괌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환율 상승도 해외여행 수요 감소와 함께 항공사들의 수익성 악화를 부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7월 1352원까지 하락했다가 꾸준히 올라 지난해 9월 1400원을 다시 돌파한 데 이어 12월에는 1480원을 넘어섰다.
항공사들은 전체 영업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약 30%)을 차지하는 유류비를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은 수익 악화로 직결된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400억 원의 외화평가손실과 160억 원의 현금흐름 부족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 상승하면 세전 순이익이 4587억 원이 감소하는 구조다.
항공업계의 올해 수익이 개선되려면 FSC발(發) 공급 과잉 해소와 환율 하락이 선행돼야 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중복 40개 노선 내 공급 좌석 규제는 노선별 대체 항공사 선정 작업이 완료되면 해소된다. 현재 6개 노선에 대한 이관 작업이 완료됐고, 올해 상반기까지 7개 노선에서 대체 항공사가 취항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남은 27개 노선에 대해서도 대체 항공사 선정을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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