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육각형 수의사' 이태호, 시그니처로 이름 바꾼 이유

[인터뷰]15년 브랜드를 내려놓고 기준을 택하다

이태호 시그니처동물의료센터 원장이 진료를 보고 있다(벳아너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15년간 사용해 온 '스마트 동물병원 신사본원'이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시그니처 동물의료센터'로 새출발을 알린 이태호 원장. 이번 리브랜딩은 단순한 병원명 변경이 아니라 병원의 정체성과 책임 구조를 분명히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15일 동물병원 그룹 벳아너스에 따르면, 이태호 원장은 "'신사본원'이라는 이름이 보호자들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오래전부터 인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동물병원은 처음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시작됐다. 이후 정형외과 진료 확장 과정에서 현재의 신사동 병원이 새로 개원했다. 이곳이 규모와 시설 면에서 더 앞서다 보니 '신사본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간이 지나며 병원에서 수련받았던 의료진들이 각자의 병원을 개원하면서 '스마트'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사례들이 늘어났다. 이는 프랜차이즈나 지점 형태가 아닌 개별 병원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 동일한 명칭을 선택한 경우였다.

이태호 시그니처동물의료센터 원장(벳아너스 제공) ⓒ 뉴스1

이태호 원장은 "스마트라는 이름이 그만큼 신뢰를 얻고 있었고 함께 일했던 의료진들의 성장을 응원하는 마음도 있었다"며 "하지만 보호자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이 병원들을 총괄하거나 동일한 기준으로 운영하는 곳처럼 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각 병원은 운영 주체와 진료 방식이 달랐다. 하지만 명칭으로 인해 혼란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고 이 점이 오랜 고민으로 이어졌다. 그러던 중 최근 송우진 원장의 합류를 계기로 병원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한 전면적인 리브랜딩을 결심하게 됐다.

6개월의 고민 끝에 선택한 이름 '시그니처'
스마트동물병원 신사본원은 시그니처동물의료센터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벳아너스 제공). ⓒ 뉴스1

새 이름을 정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태호 원장은 "스마트가 쌓아온 신뢰를 존중하면서도 이제는 우리 병원만의 고유한 이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내부 공모부터 전문 네이밍 업체 의뢰까지 6개월 이상을 고민했지만 마음에 드는 이름을 찾기 쉽지 않았다.

결정적인 계기는 우연히 길을 가다 접한 '시그니처'라는 단어였다.

그는 "최상위 기준, 대표성이라는 의미가 우리가 지향하는 진료 철학과 맞닿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운영 중인 동일 명칭 동물병원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로고 제작과 상표권 등록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공식적인 명칭 변경은 지난 1일부터였다. 간판과 의료진 가운 교체, 홈페이지·블로그 재단장, 최근 3년간 내원한 약 2만 명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안내 문자 발송 등 준비를 단계적으로 진행했다.

시그니처동물의료센터 간판과 새 의료진 가운(벳아너스 제공) ⓒ 뉴스1
벳아너스 회원 병원 시그니처, 최고의 기준을 지향하다

시그니처 동물의료센터는 동물병원 그룹 벳아너스의 회원 병원이다. 진료·교육·학술 전반에서 기준이 되는 병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성의 중심에는 송우진 원장이 있다. 현재 필드에서 유일하게 활동 중인 한국수의내과전문의다. 진료뿐 아니라 학술 활동과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턴 수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주 1회 오전 7시 대면 강의와 1년 커리큘럼 교육은 병원 전체의 진료 수준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다만 병원 측은 송 원장 합류를 전면적인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지 않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정 개인이 아닌, 다수의 수의사가 '원팀'으로 진료하는 병원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시그니처동물의료센터에 합류해 진료를 보고 있는 송우진 원장(벳아너스 제공) ⓒ 뉴스1
'컴플레인 적은 병원'의 비결은 소통

스마트 시절부터 보호자들 사이에서 '컴플레인이 적은 병원'으로 알려진 배경에는 이태호 원장의 소통 방식이 있다.

그는 "보호자 입장에서 보면 매우 서운하거나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이 있다"며 "설명이 방어적이거나 고압적이면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장 취임 이후 컴플레인 가능성이 있는 상담을 직접 맡아왔다. 현재도 매일 병동을 돌며 주치의들과 보호자 소통 방식을 함께 점검하고 있다. "초기에 개입하는 것이 오히려 에너지가 덜 든다"는 것이 그의 경험이다.

이태호 시그니처동물의료센터 원장(오른쪽) ⓒ 뉴스1
"육각형 수의사라는 말, 마음에 듭니다"

진료 외에도 한국동물병원협회(KAHA) 정책기획위원장, 벳아너스 학술위원장, 개인 유튜브 운영까지 병행하는 이태호 원장은 스스로를 "수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120점"이라고 표현한다.

한 분야에 치우치기보다 진료, 소통, 학술, 정책, 브랜딩까지 고르게 고민해 온 그에게 붙은 별명은 '육각형 수의사'다.

이태호 원장은 "시그니처라는 이름에 걸맞은 병원이 되기 위해 조급해하지 않고, 기준을 쌓아가겠다"며 "보호자와 동료 수의사 모두에게 신뢰받는 병원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해피펫] [펫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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