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무섭다 하지만 부럽다"…CES서 확인한 中 기술 굴기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 이틀차인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로봇이 진열돼 있다. 2026.1.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 이틀차인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로봇이 진열돼 있다. 2026.1.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스1) 박기호 기자 = 인간을 닮은 중국산 로봇이 춤을 추고 복싱도 하는 모습에 열광의 도가니로 변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6 현장. 수없이 몰린 관람객들이 스마트폰으로 그 모습을 담고 감탄사를 터트리며 박수를 보내는 모습은 콘서트장에 가까웠다. CES 2026의 주인공은 휴머노이드 로봇이었고 관람객들에게 가장 큰 충격이자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준 것은 인해전술로 무장한 중국의 로봇군단이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은 인터넷 시대, 디지털 시대에 버금갈 가능성이 큰 피지컬(Physical) 인공지능(AI)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자리였다. 행사 내내 모두의 관심은 중국이었다. 중국은 AI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수많은 견제에도 미국 안방인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신들의 로봇 기술력을 가감 없이 과시했다. 'CES 2026'이 중국판이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로봇뿐 아니라 가전부터 각종 신기술까지 중국 기업의 기술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중국의 가전기업들은 프리미엄급 제품들을 내놓으면서 물량 공세를 펼쳤다. 중국의 TCL은 미니 LED TV를, 하이센스는 4색 마이크로 LED TV를 내놨다. 중국의 로보락이 선보인 다리 달린 로봇청소기 '사로스 로버'는 계단을 청소하고 올라가기까지 했다. 스마트글라스의 경우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메타, 애플 등 빅테크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동시에 CES 2026은 우리나라가 비집고 들어갈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장(場)이기도 했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은 쿵푸만 선보일 뿐 '경제적 효용이 생기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교한 작업 수행을 위한 미세한 손가락 관절 구현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는 피지컬 AI 특성에 적합한 로봇이 어떤 것인지 곰곰이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야심 차게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산업 현장에선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는 평가는 우리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는 울림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만난 우리 기업인은 중국의 로봇을 보면서 '부럽다'고 했다. 정부의 대대적인 육성과 지원을 등에 업고 기술 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어서다. 로봇을 도입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주기 때문에 판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은 기업간 대결이 아니라 국가대항전 성격으로 바뀌고 있다.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중국이나 미국과 경쟁할 수 없는 이유다.

시선을 우리나라로 돌리면 중국이 부러운 이유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사실상 업종의 해체가 이뤄지고 있지만 기존 산업에 적용한 기준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새로운 혁신적인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고 인증을 받으려면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가 없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함께 피지컬 AI의 대표적인 응용 분야로 꼽히는 자율주행 역시 마찬가지다. 자율주행 기술력의 핵심은 방대한 실증 데이터에 있고 미국과 중국은 거의 무제한으로 실증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로 실증 환경 조성도 어려운 형편이다.

이런 현실은 최고 수준의 공장 자동화, 글로벌 거점 지역의 다양한 생산시설을 보유했지만 피지컬 AI 기술은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다. 오히려 이런 환경에서 아틀라스, LG전자의 홈 로봇 클로이드가 나온 것도 개천에서 용이 난 결과다.

국가별, 기업별 피지컬 AI 경쟁은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더욱더 속도가 붙었고 그 결과는 CES 2027에서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과연 우리나라는 어떤 수준의 피지컬 AI 기술력을 CES 2027에서 선보일 수 있을까.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