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서 청주까지…이사 간 보호자도 다시 찾는 1인 동물병원 비결
[인터뷰]타이밍 강조한 윤상혁 메인동물병원 원장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충북 청주 오창읍에 위치한 메인동물병원은 지역에서 '문턱이 낮은 병원'으로 불린다. 산책 중 잠시 들러 물을 마시고 쉬어갈 수 있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궁금한 점이 있으면 부담 없이 상담할 수 있는 공간. 이 병원을 이끄는 윤상혁 원장은 "동물병원은 아플 때만 가는 곳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7일 메인동물병원에 따르면 윤 원장은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청주에서 10년 넘게 임상 수의사의 길을 걸어왔다. 현재는 동물병원 네트워크 코벳(대표 오이세)의 클리닉 플러스 회원으로 지역 1차 동물병원에서 예방의학 중심 진료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윤 원장이 병원을 열며 가장 중요하게 고민한 키워드는 '접근성'이다. 보호자들이 동물병원을 꺼리는 이유는 대체로 비슷하다. '가면 돈 많이 들 텐데', '심각한 얘기 들으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 병원 방문 자체를 미루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인식이 반려동물의 건강을 지키는 데 가장 큰 장벽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메인동물병원은 아파서만 찾는 공간이 아닌, 평소에도 편하게 들를 수 있는 동네 병원을 지향한다. 산책 중 잠시 쉬어가고, 가벼운 질문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윤 원장은 동물병원 역시 진료의 전문성과 함께 서비스 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인동물병원의 진료 방향은 분명하다. 1차 병원으로서 '예방의학'에 집중하는 것이다.
윤 원장은 "과거에는 '건강검진 해달라'며 오는 보호자가 거의 없었다"며 "대부분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내원했고, 그때야 여러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는 달라졌다. 읍 단위 지역 병원임에도 아프기 전에 정기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내원하는 보호자들이 매달 5건 이상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반려동물 질병 예방에 대한 인식이 현장에서 체감될 만큼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반려동물 진단검사 전문기업 '그린벳'의 건강검진 서비스가 있다.
윤 원장은 특히 "1인 수의사가 진료 전반을 책임지는 로컬 동물병원일수록 그린벳의 효용성이 크다"고 말했다. 병원 내에서 혈액검사를 모두 진행하려면 20종이 넘는 항목을 직접 돌려야 해 시간과 인력 부담이 크다. 그린벳은 채혈 후 수거 시스템을 통해 검체를 맡기면 다음 날 결과를 받아볼 수 있어 진료 흐름이 한결 효율적이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병원에서 직접 검사하는 것보다 전문 기관 의뢰가 더 합리적인 경우가 많아 병원과 보호자 모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보호자가 이해하기 쉽게 구성된 검사 결과지는 상담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반려동물 상태를 이해하기 쉽게 해 이후 관리와 치료 방향에 대한 설명과 공감대 형성이 수월해진다.
윤 원장은 "아직 그린벳을 잘 모르는 수의사들도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꼭 경험해 보길 권하고 싶다"며 "케어25는 건강검진에 특화돼 이제는 우리 병원 운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스템이 됐다"고 평가했다.
메인동물병원의 건강검진은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다. 연령, 품종, 성별, 현재의 임상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진 항목을 조정한다. 어린 개체는 기본적인 항목 위주로, 노령견과 노령묘는 심장질환이나 호르몬 질환까지 염두에 둔 검사를 권장한다.
윤 원장은 "모든 동물에게 같은 검진 패키지를 제시하기보다, 보호자가 납득할 수 있는 맞춤형 검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인동물병원의 또 다른 강점은 '사람'이다. 가장 오래 근무한 직원이 9년째 병원과 함께하고 있을 만큼 내부 신뢰와 팀워크가 단단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보호자와의 장기적인 신뢰로 이어진다.
개원 이후 차트 번호는 6000번대를 넘어섰다. 10번대 차트를 가진 보호자도 여전히 병원을 찾고 있다. 강원 삼척으로 이사한 후에도 매년 반려견 정기검진을 위해 청주까지 내원하는 보호자, 다른 병원을 가면 반려견이 불안해해 매달 먼 거리를 운전해 병원을 찾는 사례도 있다. 이렇게 메인동물병원은 '동네 평생 주치의'로 자리 잡았다.
윤 원장이 기억에 남는 건강검진 사례 중 하나는 1살의 어린 반려견이다. 초음파 검사에서 방광 내 심한 슬러지(찌꺼기)가 발견됐다. 이후 요검사 결과 스트루바이트 결정이 확인됐다. 조기에 식이 관리와 치료를 진행한 결과 한 달 만에 슬러지는 말끔히 사라졌다. 그대로 방치됐다면 결석으로 진행돼 외과 수술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반대로 건강검진 시기를 놓쳐 안타까웠던 사례도 있다. 단순 식욕부진으로 내원한 10살 샴 고양이는 검사 결과 신부전과 간부전이 동시에 진행된 말기 상태였다. 한 달간 치료했지만 결국 고양이는 세상을 떠났다.
윤 원장은 "고양이는 통증과 이상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며 "증상이 보였을 때는 이미 상당 부분 질환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후 해당 보호자는 다른 반려묘를 건강할 때 정기검진에 데려오고 있다. 그는 그 경험이 또 다른 생명을 지키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윤상혁 원장은 건강검진의 핵심을 '타이밍'으로 정리했다.
그는 "건강검진은 아플 때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할 때 해야 한다"며 "말을 하지 못하는 동물들을 위해 보호자가 대신 해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예방이자 가장 확실한 사랑의 방식"이라고 강조했다.[펫피플]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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