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파전' 자카르타 노선, 티웨이 품으로…대형기에 갈렸다
항공 비자유화 노선, 운항횟수 제한…대형기 띄워야 공급좌석 유지
대형기 갖춘 프레미아, 호놀룰루 내정…제주항공·이스타 중소형기만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간 기업 결합에 따라 독과점 우려가 있는 국제선 6개 노선에 대한 대체 항공사 선정 결과가 나왔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4곳이 입찰해 유일하게 경쟁이 펼쳐진 인천~자카르타 노선은 티웨이항공이 갖게 됐다. 티웨이항공(091810)이 일찌감치 유럽 취항을 목적으로 대형 기단을 갖췄던 게 이번 자카르타 노선 확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인천~시애틀 △인천~호놀룰루 △인천~괌 △부산~괌 등 미국 4개 노선과 △인천~런던 등 영국 1개 노선 △인천~자카르타 등 인도네시아 1개 노선에 대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대체 항공사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입찰 신청을 받은 이후 3개월 만이다.
괌 노선은 인천·부산발(發) 모두 입찰 항공사가 없어 유찰됐다. 인천~시애틀 노선에는 알래스카항공이 단독 신청해 낙찰됐다. 인천~호놀룰루·런던 노선은 각각 미국·영국 경쟁당국의 사전 지정에 따라 에어프레미아(호놀룰루)와 영국 버진애틀랜틱(런던)이 확정됐다.
인천~자카르타 노선은 티웨이항공이 최고 득점을 받아 제주항공(089590),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다른 경쟁사 3곳을 꺾고 지정됐다. 이번에 지정된 대체 항공사들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해당 노선에 취항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경쟁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세부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빠른 준비를 통해 고객분들에게 최상의 안전 운항과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선 자카르타 노선이 양국 간 '운수권' 협의가 필요한 '항공 비자유화' 노선인 만큼 입찰 항공사 중 대형기를 투입할 수 있는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가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항 이착륙 시간대인 '슬롯'을 항공사 간 협의를 통해 확보하면 자유롭게 운항할 수 있는 '항공 자유화' 노선과 달리 비자유화 노선에선 슬롯 외에도 각국 정부가 운수권을 허가해야 취항이 가능하다.
운수권은 양국 정부 간 항공 회담을 거쳐 상대국 항공사에 공급 좌석 수를 몇석으로 제한할지 혹은 주당 운항 횟수를 몇회로 제한할지 합의한다. 자카르타 노선의 경우 공급석 제한 없이 주당 운항 횟수만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자카르타 노선에서 기존 수준의 공급 좌석 수를 유지하려면 주당 운항 횟수가 제한되기 때문에 1회 운항에 많은 여객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대형기를 띄워야 한다"며 "대형기를 갖춘 항공사를 대체 항공사로 선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LCC 최초로 각각 유럽(2024년)과 미주(2022년) 노선에 취항하며 B777-300ER·A330(티웨이항공), B787-9(에어프레미아) 등 300석 안팎의 대형기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자카르타 노선에 띄우는 기종 역시 B777-300ER·B787-9(대한항공) A330(아시아나항공) 등이다. 따라서 티웨이항공이나 에어프레미아가 대체사로 선정되면 공급 좌석 수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경쟁당국의 결정에 따라 이미 호놀룰루 노선에 내정된 상태였다. 이에 국토부와 공정위는 형평성을 고려해 자카르타 노선은 티웨이항공에 배정한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이 운용하는 대형기 수도 B777-300ER 2대, A330 11대 등 13대로 B787-9 9대인 에어프레미아 대비 많은 편이다. 이와 달리 중·단거리 노선만 운항하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B737-800, B737-8 등 중소형기만 운용하는 실정이다.
항공사들이 입찰전을 벌인 건 그만큼 자카르타 노선이 관광·상용 여객 수요가 꾸준한 '알짜' 노선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양국 관광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28만 2000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 늘었다. 이 중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 수도이자 국가 최대 도시로 현재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들이 공장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반면 신혼여행과 가족여행 성지로 손꼽혔던 괌은 선호 휴양지 변화와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수요가 크게 줄어 찬밥 신세가 됐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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