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LCO₂ 운반선 시운전 성공…K-조선 '시장 선점' 기회
HD현대 건조 LCO₂선박 시운전 완료, 인도 목전
AIP 획득하며 기술 확보…경제성 확보 대형화 경쟁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HD현대(267250)가 건조한 세계 최대 액화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이 시운전에 성공하며 내년 상용화를 앞두게 됐다. LCO₂운반선은 현재 시장이 크진 않지만 향후 탄소 포집·저장(CCS) 활성화에 따른 높은 성장이 예상돼 국내 조선업계의 주목도가 높은 선종이다.
HD현대가 포문을 열면서 LCO₂운반선이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 조선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향후 탄소 운송량과 운송거리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선사들은 LCO₂운반선 대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4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그리스 선사 캐피탈마리타임그룹은 지난 주 2만 2000㎥급 LCO₂운반선 액티브호 시운전에 성공했다. 캐피탈 측은 "액티브호는 대규모 이산화탄소 운송으로 글로벌 탈탄소화 밸류체인에서 중요한 연결 고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액티브호는 HD현대중공업 통합 전 HD현대미포가 2023년 7월 수주, 올해 4월 진수한 선박이다. 영하 55도의 저온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탱크를 탑재, LCO₂뿐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나 암모니아 등 다양한 액화가스화물을 운반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LCO₂운반선은 아직 시장이 개화하는 시점이라 중국 다롄조선소가 지난해 말 건조한 7500㎥급 정도가 상용화한 선박으로 꼽힌다. HD현대미포의 선박이 상용화에 돌입하면 중국 선박 대비 3배 정도 큰 LCO₂운반선이 실제 운항에 나서게 된다.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만큼 액티브호는 조만간 캐피탈마리타임그룹에 공식 인도될 예정이다. HD현대미포는 액티브호를 포함, 캐피탈로부터 수주한 LCO₂운반선 4척을 내년 하반기까지 모두 인도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 선박 상용화로 LCO₂운반선의 시장 성장 여부에 대한 조선업계의 주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LCO₂운반선은 탄소중립 2050 기조에 따른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대표적 선종이다.
주로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로 잡아둔 탄소를 저장소인 해상 폐가스전 등으로 운송할 때 쓰일 전망이다. 영국 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탄소 중립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포집해야 할 탄소량은 연간 6~7기가톤(GT)으로, 이 중 20%는 해상을 통해 운송될 전망이다. 2050년까지 약 2500척의 운반선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이에 HD현대를 포함한 국내 조선업계는 LCO₂운반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왔다. 운송량과 수송거리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영하 163도를 유지해야 하는 액화천연가스(LNG)와 비교하면 온도 유지에 대한 난도는 낮지만 무게가 무거워 대형 선박을 제작하기에 까다롭다. 또 액화를 위해선 고압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점도 기술적 난도를 높이는 대목이다.
HD현대는 2022년 7만 4000㎥급 초대형 LCO₂운반선 기본승인(AIP)을 획득한 바 있다. 한화오션(042660)은 지난해 미국선급(ABS)으로부터 4만㎥급 LCO₂운반선에 대한 AIP를, 앞선 2023년에는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7만㎥급 초대형 LCO₂운반선에 적용할 화물창에 대한 AIP를 각각 확보했다.
삼성중공업(010140)도 지난 2023년 한국선급으로부터 4만㎥급 대형 LCO₂운반선에 대한 AIP를 획득했다. DNV로부터는 부유식 이산화탄소 저장·주입설비(FCSU)에 대한 AIP를 획득하며 LCO₂운반선 뿐 아니라 해상 저장설비에 대한 기술력도 확보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을 중심으로 이산화탄소 상당량이 해상 운송으로 처리되면서 장기적으로 전용 LCO₂운반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선대 규모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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