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번 실신하던 반려견…심장 페이스메이커로 일상 되찾아
[벳앤패밀리]더케어동물의료센터 부정맥 증례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반려견이 갑작스럽게 힘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을 반복해서 지켜봐야 한다는 것은 보호자에게 극심한 불안을 주는 일이다. 언제 다시 숨이 멈출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하루를 버텨야 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고통이다. 8살 암컷 시추(시츄) '쥬시' 역시 약물치료로도 조절되지 않는 부정맥으로 하루 수십 차례 실신하며 생과 사의 경계를 오갔다.
24일 구리 24시 더케어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쥬시는 흥분한 상황뿐 아니라 안정 시에도 의식을 잃는 실신이 반복돼 동물병원에 내원했다. 심초음파와 심전도, 흉부 방사선, 심장 바이오마커 등 정밀 검사 결과, 쥬시의 심장은 심장 박동이 지나치게 느려지면서(서맥) 전기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AV block)를 함께 겪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심장에 무리가 쌓여 손상 지표도 증가했다. 폐혈관에 압력이 높아지는 폐고혈압까지 동반돼 상태는 점점 위험해지고 있었다.
약물치료를 최대 용량으로 조절하며 경과를 지켜봤지만 실신 횟수는 오히려 하루 10~20회로 늘어났다. 심지어 입원 중에도 의식 소실에 가까운 실신이 반복됐다. 결국 심장이 스스로 박동을 유지하도록 돕는 영구형 페이스메이커 삽입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은 전신마취 하에 진행됐다. 이후 중환자실(C-ICU)에서 집중 모니터링과 항생제·진통 치료가 병행됐다. 수술 직후부터 실신 증상은 사라졌고 심박수 역시 안정화됐다. 이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정기적인 외래 추적관찰을 이어오며 정상적인 활력과 식욕을 유지하고 있다.
보호자 김나엘 씨에게 이 시간은 긴 공포의 터널과도 같았다. 통제가 어려운 실신이 반복되며 체중이 급격히 줄고 다른 질환까지 겹치자, 언제 심장이 멈출지 모른다는 생각이 일상처럼 따라붙었다.
나엘 씨는 "매일 밤, 혹시 잠든 사이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두려워 잠드는 것조차 힘들었다"며 "하지만 수술 이후 다시 예전처럼 밥을 잘 먹고 활력이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의 선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두려움에 수술을 미뤘다면 지금 이 시간 쥬시가 곁에 있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회복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예원 대표원장은 이번 사례가 반려동물 심장질환 치료의 중요한 메시지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려동물 심장 페이스메이커 수술은 아직 흔하지 않아 보호자들이 심리적 부담을 크게 느끼지만,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시기에 시행될 경우 생명을 지키고 삶의 질을 극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치료 옵션"이라며 "특히 약물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중증 서맥성 부정맥은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전문적인 평가와 체계적인 추적관리 과정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쥬시는 수술 이후 1년 넘게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며 다시 밝고 건강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나엘 씨는 "약으로도 막을 수 없던 실신 속에서 언제 아이를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 살았지만, 더케어동물의료센터 의료진 덕분에 다시 평범한 하루를 선물 받았다"며 "쥬시와 제게 평생 잊지 못할 은인"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쥬시에게는 "작은 몸으로 힘든 시간을 끝까지 견뎌줘서 고맙고 이 평범한 하루가 기적이라는 걸 매일 기억하겠다"며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사랑하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 '우리냥 행복하개' 캠페인은 신교무역 하이큐펫츠(Hi-Q pets)와 함께 합니다. 신교무역은 사연 속 반려동물에게 올리고 후코이단을 원료로 한 후코에이치 제품을 선물합니다. 후코에이치는 심장기능 강화, 활성산소 억제 등에 도움이 되는 반려동물 영양제(보조제)입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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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반려동물이 한 가족으로 자리 잡으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아지(애견), 고양이(애묘)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보호자들의 가장 큰 소원이다. '벳앤패밀리'는 수의사+가족의 합성어로 '뉴스1'에서는 동물병원을 찾은 가족들의 사연을 연재한다. 이를 통해 동물을 더욱 건강하게 키우고 수의사와 보호자가 소통하며 웃을 수 있는 '우리냥 행복하개' 캠페인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