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계기판 뒤 숨기고 화질 살렸다…LG이노텍, '차세대 UDC' CES서 공개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LG이노텍(011070)은 자체 개발한 '차세대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차세대 UDC)'을 CES 2026에서 최초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UDC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뒤에 장착돼 외부에서 보이지 않으면서도 졸음운전, 전방주시 여부 등 운전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DMS(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의 핵심 부품이다.

DMS는 자율주행 고도화와 함께 필수 안전장치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은 2026년부터 신차에 DMS 장착을 의무화할 예정이며, 미국·중국·일본 등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DMS용 카메라 시장의 성장세도 빨라지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디자인 완성도와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UDC에 주목해 왔지만, 디스플레이가 카메라 시야를 가리며 발생하는 화질 저하가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기존 UDC는 일반 DMS 카메라 대비 화질이 약 30% 낮아 정확한 운전자 인식에 한계가 있었다.

LG이노텍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와 협력해 2024년부터 공동 개발에 착수했고, 디스플레이 뒤에 카메라를 숨기면서도 화질 저하를 사실상 제거한 차세대 UDC를 구현했다.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 패널이 없는 상태에서 촬영한 영상과 비교해도 99% 이상 동등한 화질을 구현한다.

LG 이노텍이 차세대 UDC에 적용한 핵심 기술은 자체 개발한 AI 화질 복원 소프트웨어다. 이는 디블러(흐릿한 이미지 및 영상을 선명하게 만듦)·디노이즈(촬영 시 발생한 노이즈를 제거) 등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디스플레이를 통과하며 손상된 영상을 실시간으로 복원, 운전자의 눈 깜빡임·표정·움직임을 정확히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LG이노텍은 향후 차세대 UDC를 운전자 인식에 그치지 않고 탑승자 인식으로 확장해 시트 조절, 실내 온도 설정 등 차량 맞춤형 편의 기능과 연계할 계획이다.

이번 UDC 개발을 계기로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를 아우르는 자율주행 센싱 설루션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자율주행 시장에 적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2030년까지 차량 센싱 설루션 사업 매출을 2조 규모로 키울 것"이라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혁신 부품을 지속 선보이며, 고객의 비전을 함께 실현하는 신뢰받는 기술 파트너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S&P 글로벌(S&P Global)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인캐빈(In-Cabin, 차량 내부)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8억 달러(2조 6500억원)에서 2035년 약 51억달러(7조 5000억원)로 연평균 11%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