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달러원 환율 불확실성 지속…하반기 이후 1380원대로 하락"
무협 세계경제통상전망 세미나…美 성장·관세 리스크 상승 요인
"내년 수출, 반도체 수출 호조로 회복 흐름 유지"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미국 통상 정책 불확실성, 한미 금리차, 글로벌 자본 이동 등 요인으로 원화 환율 변동성이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경기 회복 및 외환시장 구조 개선으로 환율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파생상품영업부 연구위원은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 주관 2026 세계경제통상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달러·원 환율에 대해 "상저-중고-하저의 흐름이 전망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 위원은 내년도 환율에 대해 "미국 성장 우위와 관세 리스크로 인한 달러 강세로 상승하다가 이후 완만한 국내 경기 회복세, WGBI(세계국채지수) 수급 등으로 하반기 1380원대까지 완만하게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GBI는 추종 자금 규모가 약 3조 달러에 달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채권지수다. 한국은 내년 4월 WGBI에 편입될 예정이다. 편입 이후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가 기대돼 중장기적으로 원화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서 위원은 내년에도 미국 경제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점과 한국의 대미투자 부담이 환율 강세 요인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며 미국 경제 성장률도 낮아지겠지만 상대적인 성장 우위는 지속될 것"이라며 "이는 달러 강세 지지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 관세 불확실성 하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부담으로 인한 원화 약세 압력도 상존할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미 연준과 한국은행 모두 금리 인하에 신중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환율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고 봤다. 양국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든 상태로 유지되면서 상승 압력이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미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3.50~3.75%로 25bp 인하하면서 한미 양국 금리 격차는 1.25%p까지 좁혀졌다. 한은은 지난 5월 기준금리를 2.50%로 내린 이후 이를 유지하고 있다.
서 위원은 "연준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물가 상황을 고려해 속도 조절할 것으로 예상되고 한은도 금리 인하에 신중할 전망"이라며 "(양국) 금리차가 유지돼 환율 상승을 억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선 환율 외에도 내년도 주요 통상 현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전보희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글로벌 성장세 둔화 속에서도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품목의 수출 호조로 우리나라 수출이 완만한 회복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분석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글로벌산업분석부 연구위원도 생성형 AI 확산,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HBM 및 첨단 패키징 수요가 구조적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추가적인 관세조치나 미중 통상마찰 재점화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콜린 그레이보 미국 CATO(카토) 통상정책연구센터 부소장은 내년 초로 예상되는 관세조치 소송에서 미 행정부가 패소할 경우 도입될 새로운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우리나라가 미중 갈등 국면에서 지속해서 교차 압력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쿠노 아라타 일본 아시아대 교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1096page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