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품귀' 삼성·SK하닉 2027년 월 110만장 증산…"그래도 부족"
삼성 35% SK 25% 생산능력 확충…생산시설 추가 확대 나서나
HBM 수요도 충족 못해…D램·낸드 '공급 부족' 지속 전망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현재 건설 중인 생산시설이 완공될 경우 오는 2027년에는 올해 대비 월 최대 110만 장(12인치 웨이퍼 기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계획대로 생산능력이 확충되더라도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메모리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가 생산능력 확충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사 모두 최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설비투자를 확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12인치 웨이퍼 기준) 생산량은 2025년 월 309만~319만 장(삼성 165만~175만 장·SK 144만~180만 장) 수준이다.
현재 건설 중인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는 2027년에는 월 410만~420만 장(삼성 230만~240만 장·SK 180만 장)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이후 가동 예정인 신규 팹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공급량을 포함한 전망치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7년까지 현재 생산량의 약 35%, SK하이닉스는 25% 늘어나게 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공사가 재개된 공장4(P4)에서 내년부터 HBM4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P4 옆에 P5 용지를 가지고 있으며, P6까지 두개의 팹을 더 건설할 수 있는 용지를 확보하고 있어 라인 증설을 계획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장비 반입을 시작한 청주 M15X가 내년부터 HBM 생산을 시작한다. 아울러 마무리 작업 중인 용인 원삼면 일대의 반도체 클러스터 기반 시설에서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팹을 건설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3일 'SK AI 서밋'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M15X 팹의 24개 규모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모두 글로벌 AI 기업들의 투자에 맞춰 새로 가동 예정인 팹에서 HBM 생산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수준으로는 급증하는 HBM 수요량도 맞출 수 없다는 것이 업계와 증권가 분석이다. 오픈 AI가 주도하는 700조 원 규모의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월 HBM 수요량만 전 세계 생산량의 두배에 가까운 90만 장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30%였던 HBM 공급 부족률은 2026년 35%, 2027년 40% 이상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공급에 집중하면서 최근 가격이 상승하는 범용 D램이나 낸드 공급 부족 현상도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공급 부족 문제를 인지하고 메모리 설비 투자 확대를 예고하면서 캐파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올해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2026년 메모리 투자는 적극적인 투자 기조 아래 전년 대비 상당 수준의 증가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D램은 인공지능(AI)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해 1c 나노 포트폴리오 구축을 바탕으로 선단 비트그로스 설비투자에 집중하는 가운데, 미래 수요를 위한 건설 투자도 일부 집행했다"며 "D램 비중은 전년 대비 증가하고, 낸드 시장 수요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9일 올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메모리 업계 자본지출(CAPEX) 증가는 불가피하고, 내년 자본지출은 상당한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3일 참석한 'SK AI 서밋 2025'에서 "SK그룹은 생산능력을 늘리고 기술을 개선해 메모리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자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능력 확대 여부는 향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 경쟁에서도 주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공급 부족으로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캐파만 받쳐주면 이를 선점할 기회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얼마나 빠르게 많은 캐파를 구축하는지에 따라 HBM을 포함해 메모리 전반의 시장 점유율과 매출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ha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