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CEO 서밋' 개막…환영만찬·테크포럼 '흥행' 열기 점화(종합)

첫 번째 공식 행사 환영만찬…국내외 기업인 '경주' 총출동
K기술 과시 테크포럼·쇼케이스…삼성전자 트라이폴드폰 공개

김민석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참석자들이 28일 저녁 경주 화랑마을 어울마당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의 첫 번째 공식 행사인 환영 만찬 개회를 축하하며 손뼉을 치고 있다. ‘2025 APEC CEO 서밋’은 이날 환영만찬을 시작으로 31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8/뉴스1

(경주=뉴스1) 박기호 양새롬 박기범 최동현 기자 =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포럼인 '2025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Summit(서밋)'이 28일 첫 번째 공식 행사인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3박 4일간의 막이 올랐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글로벌 경제 리더들은 서밋 일정에 맞춰 속속 경주를 찾았다. APEC CEO 서밋 부대행사인 테크포럼과 쇼케이스도 열리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대한민국 경주로 쏠리고 있다.

환영 만찬으로 APEC CEO 서밋 개막…최태원 "인류에 진정한 기여"

APEC CEO 서밋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1%를 차지하는 APEC 회원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 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아젠다를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APEC CEO 서밋은 'Bridge, Business, Beyond'(3B)를 주제로 31일까지 열리는데 APEC 21개 회원국 가운데 정상급 인사 16명과 글로벌 기업 CEO 1700여 명이 참석한다.

2025 APEC CEO 서밋을 알리는 환영 만찬이 이날 오후 경주 화랑마을 어울마당에서 열렸다. 환영 만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와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자치단체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국내 기업인으로는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유정준 SK온 부회장, 이형희 SK수펙스 위원장,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류재철 LG전자 사장, 조석 HD현대 부회장, 홍순기 GS 부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수연 네이버 CEO 등이 참석했다. APEC CEO 서밋 의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환영 만찬 인사말을 통해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 자리는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함께 더 큰 사업을 일구는 좋은 장소"라며 "앞으로 3일간 우리는 지혜와 문화를 나누고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APEC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자간 플랫폼이 돼 인류에 진정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딩 형식으로 약 90분간 진행된 만찬에서 1000여명의 참석자는 한국의 음식과 음악을 즐기며 각국 주요 인사, 다양한 산업 관계자들과 폭넓은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8일 저녁 경주 화랑마을 어울마당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의 첫 번째 공식 행사인 환영 만찬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5 APEC CEO 서밋’은 이날 환영만찬을 시작으로 31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8/뉴스1
6대 첨단기술 분야 퓨처테크포럼…최태원 "韓, 전 세계 AI 발전 기여"

전날부터 진행된 퓨처테크포럼도 이어졌다. 테크포럼에선 조선, 방산, 유통, 인공지능(AI), 가상화폐, 미래에너지 등 6대 첨단기술 분야의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그룹 주관으로 열린 '퓨처테크포럼 AI'에서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에 따른 쇼티지(공급 부족) 현상과 관련해 "대한민국이 새롭고 아주 빠르게 적응하는 스피드로 AI 시대의 보틀넥(병목) 현상을 풀어내는 테스트 베드(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1990년대 말 우리나라 IT 발달의 물꼬를 텄던 '벤처붐'을 언급하면서 "대한민국이 많은 테스트 베드가 되고 전 세계 AI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미국 빅테크 등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협력도 강조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한국형 풀스택 AI 구축 경험과 산업 적용 교훈' 주제 발표에서 "외부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를 직접 설계·운영하며 자립형 기술 기반을 쌓아 왔다"며 한국형 AI 풀스택 구축 경험을 공유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표 유통 기업들은 유통 퓨처테크포럼에서 AI 전환, 친환경 실천, 상품거래 국제표준 개발과 확산, 상생의 유통 생태계 구축 노력 등을 골자로 한 '경주 선언(Gyeongju Declaration)'을 채택했다.

포럼 기조연설에 나선 데이비드 벨 박사(전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석좌교수)는 "미래의 매장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공간'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AI 시대의 승자는 데이터, 개인화·맞춤화 그리고 경험에 집중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유통 기업 대표들은 혁신 토론회에서 AI·글로벌화·ESG에 관한 혁신사례도 공유했다.

경북도는 28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역 기업의 세계 진출을 위한 대규모 경제 세일즈전에 나섰다.(경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News1 김대벽기자
K-테크 쇼케이스…휴대전화·반도체·자동차 기술력 과시

APEC CEO 서밋에 맞춰 'K-테크 쇼케이스'도 열렸다.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은 휴대전화·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 등 전 세계에서 기술력을 과시 중인 K-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알렸다.

삼성전자는 트라이폴드폰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모델은 위아래로 접는 'Z 플립' 형태가 아닌, 디스플레이 양쪽을 모두 안쪽으로 접는 '듀얼 인폴딩'(G자형) 구조를 적용했다. 현장에 설치된 투명 LED 화면에는 휴대전화가 접히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SK그룹은 AI데이터센터 역량이 결집된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SK엔무브와 SK텔레콤이 선보이는 액침냉각 활용 발열 관리 시스템이 관람객 발길을 잡았다. SK텔레콤이 투자 중인 리벨리온의 NPU 기반 AI가속기도 소개했다. 또한 SK하이닉스의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신제품 HBM4 등 AI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다양한 반도체와 반도체 공정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SKC의 유리기판도 전시장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 디오라마를 통해 차세대 에너지로 꼽히는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는 수소 생태계 구축의 모든 과정을 소개했다. LG전자는 투명 OLED 28대와 샹들리에 조명을 활용한 키네틱 미디어 파사드를 전시했다. 최태원 회장과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등은 이날 현장을 방문해 다양한 기술을 직접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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