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수출 신화' 한화에어로, 베스트셀러 K9·천무 AI 모델 전면에
[ADEX 2025] AI 기술로 자폭드론·무인화…UGV 라인업 소개
현지화·R&D로 글로벌 영향력 확대…우주·항공·해양 경쟁력↑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K9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등으로 K-방산 수출 신화를 주도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오는 20일부터 닷새간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 참가해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각종 첨단 무기 체계를 선보인다.
인구 절벽 시기 미래 전장 대응력을 확보해 자주 국방을 실현할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전시회를 찾은 해외 고객을 공략하며 수출 신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전시에서 AI 기술이 적용한 제품을 대거 공개한다. 특히 수출 베스트셀러인 다연장로켓 천무와 K9 자주포의 미래형 모델을 제시한다.
이번에 처음으로 전시하는 차세대 수출전략 상품 '배회형 정밀유도무기(L-PGW)'는 천무의 미래 버전 '천무 3.0'의 핵심 구성품이다. 천무 80㎞급 로켓 몸체 전방부에 자폭드론이 탑재된 형태다. 천무 발사대에서 발사돼 비행하면서 AI 기술로 표적을 정찰·감지해 위성 데이터링크로 정보를 전송하며 타격 시에는 자폭드론이 분리·발사된다.
K9 자주포는 완전 무인화가 가능한 K9A3 모델을 선보인다. 2027년 전력화가 목표인 K9A2가 포탑 자동화를 통해 운용 병력을 기존 5명에서 3명으로 줄인다면 K9A3는 완전 무인화가 목표다. AI 기술을 적용해 1대 사격지휘장갑차 통제 하에 최대 3문의 K9자주포가 자율기동이 가능하다.
이외 한국형 궤도형 무인지상차량(UGV) 테미스-K를 비롯해 아리온스멧(Arion-SMET), 그룬트(GRUNT) 등의 소형 UGV 라인업도 소개한다. 테미스-K는 유럽 최대 무인차량 기업인 밀렘로보틱스의 궤도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화에어로의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장착해 한국 시장에 맞춰 최적화한 모델이다.
한화에어로는 2028년까지 소형·중형·대형급 차륜형 및 궤도형 제품군을 확보해 글로벌 UGV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밀렘 로보틱스와 공동 기술 개발 및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디펜스·한화방산을 합병해 2023년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지정학적 요인으로 방위력 증대에 나선 유럽과 중동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 공략에도 나서며 10년 내 매출 70조 원, 영업이익 10조 원의 글로벌 톱 티어 방산 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도 수출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노르웨이와 K9 자주포 24문 추가 수출 계약을 맺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7년, 2022년에 이은 세 번째 수출로 K9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한 동시에 북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의 수출 확대 주요 전략으로는 현지화가 꼽힌다. 현지화의 경우 지난 9월 최대 수출국인 폴란드 민간 방산기업 WB그룹과 천무 유도탄 생산을 위한 현지 합작법인(JV) 설립에 최종 합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합작법인은 생산시설 인프라 구축, 현지 채용 등을 통해 천무의 폴란드 수출형인 호마르-K에 탑재되는 사거리 80㎞급 유도탄(CGR-080)을 생산할 계획이다. 합작법인에서 생산하는 물량은 폴란드에 우선 공급하지만 추후 양사 협의를 통해 유럽 내 다른 국가로의 수출도 추진한다. 수출을 위해 생산 탄종도 다양화할 예정이다.
현재 유럽이 방산 블록화로 수출 진입 장벽을 높이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현지화 전략은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한화에어로는 앞으로 합작법인뿐 아니라 현지 생산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수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출을 목표로 하는 국가별로 맞춤 설루션을 적극 제시하는 점도 경쟁력 강화 요인으로 꼽힌다. 한화에어로는 지난달 에스토니아 보병전투장갑차(IFV)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IT 전문 기업 노르탈, 센서스큐와 에스토니아형 전장관리시스템(BMS)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또한 글로벌 방산업계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비롯해 기술력 향상에도 매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성층권(10~50㎞)을 뛰어넘는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고고도요격유격탄(L-SAM-II)의 유도탄 체계종합 개발 사업에 참여한다. L-SAM-II는 성층권 이하인 기존 L-SAM 요격고도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탄도탄을 요격하는 무기체계다. L-SAM 대비 방공 영역을 3~4배 늘릴 수 있는 'K-방공 완결판'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체계 개발을 완료한 L-SAM 대탄도탄 유격유도탄(ABM) 기술을 바탕으로 L-SAM-II 유도탄 기술 개발을 달성해 내겠다는 게 한화에어로의 계획이다. L-SAM-II 유도탄의 핵심기술은 위치자세 제어장치(DACS), 추진기관 등이다. 위치자세 제어장치는 10개의 추력 조절 밸브를 이용해 직격요격체가 탄도탄을 직격 요격(Hit-to-Kill)할 수 있도록 정밀하게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기술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 등 극소수 국가만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등과 함께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II) 개발을 5년 만에 완료하기도 했다. 기업과 정부가 원팀으로 다양한 유도무기를 단일 플랫폼에서 발사할 수 있는 K-방산의 핵심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KVLS-II의 가장 큰 강점은 어떤 유도무기도 발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도무기 연동 표준화 설계가 적용돼 하나의 셀(발사관)에서 여러 종류의 무장 운용이 가능하다. 작전 상황에 맞춰 함대지, 함대함, 함대공 무장을 유연하게 장착할 수 있다. 한 셀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셀은 독립적으로 작동돼서 작전수행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이중화 설계도 적용됐다. KVLS-II는 올해 말 전력화를 앞둔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함(KDX-III 배치-II)에 우선 탑재되며 향후 건조될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등에도 장착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는 지상뿐 아니라 우주·항공·해양 분야 역량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의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한국형 위성발사체(KSLV-Ⅱ)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총괄 주관 제작사인 한화에어로는 11월 4차 발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23년 3차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는 2027년까지 총 3차례 추가 발사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는 각종 발사체 핵심 기술 개발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우주 물자를 운송하는 '우주 수송' 사업 상업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항공 분야에선 F-15K 전투기, T-50 고등훈련기 등 공군 주력 항공기의 엔진과 한국형 헬기 수리온에 탑재되는 국산화 엔진을 생산하고 있다.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사업에서 항공기 엔진 통합 개발을 주도적으로 수행했고 엔진 부품과 주요 핵심 부품의 국산화도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해 SK엔무브와의 협업으로 세계 최초로 불타지 않는 ESS(에너지저장장치) 개발에 성공한 점은 해양 분야 경쟁력 강화 사례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친환경 선박용 ESS 시장에서 가장 안전한 그린에너지 기술을 확보해 친환경 해양 설루션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외 한화에어로는 해군 함정용 LM2500 등 가스터빈 엔진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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