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날고 조선 맑음, 車 정체"…3Q 실적 업종별 '온도차'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슈퍼사이클 반도체·조선 전망 '맑음'
美 관세 직격탄 車…배터리 업계도 '캐즘' 여파 지속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5.10.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LG전자를 시작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이 3분기 성적표를 속속 공개한다.

올해 3분기 실적 관전 포인트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과 '트럼프 관세' 두 가지다. 반도체 업계는 인공지능(AI)이 촉발한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3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과 전력기기 업종의 실적 전망도 '맑음'이다.

반면 자동차는 트럼프 관세가 온전하게 반영되는 만큼 그 여파를 고스란히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업종에 따라 실적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동 시작'…SK하이닉스 '고공행진' 지속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을 시작으로 이날 삼성전자 등이 올 3분기 실적 발표를 이어간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매출 84조 1312억 원, 영업이익은 10조 1419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실적은 2분기 저점을 지나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그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반도체 사업 부문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스마트폰 사업이 계속 선전하고 있는 영향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기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4분기 실적 전망도 '파란불'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에도 승승장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24조 832억 원, 영업이익은 10조 9142억 원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역시 HBM 수요가 폭발하고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3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LG전자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1조 8751억 원, 영업이익은 6889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영업이익은 8.4% 감소했다. 트럼프 관세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전자장치(전장) 부문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하면서 증권가 전망치(6005억 원)보다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호황기 조선업계, 3Q에도 웃는다…철강, 기대 이상 성적표

초호황기를 맞은 국내 조선업계는 만족할 만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아 들 것으로 보인다. HD한국조선해양의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액 7조 1162억 원, 영업이익은 94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13.94%, 136.9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215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9.75%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오션의 영업이익은 351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73.67% 상승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최근 업황이 회복세에 진입한 국내 철강업계 역시 기대 이상의 성적이 기대된다.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조 7829억 원, 6679억 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수치지만 철강 부분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대비 36% 증가한 6000억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9% 늘어난 1131억 원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중국산 저가 철강재 수입 규제 조치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25% 품목 관세 車…캐즘 여파 계속되는 배터리

이에 반해 미국 관세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현대차·기아는 3분기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 67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2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영업이익 역시 2조 403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이 부과 중인 고율의 관세 영향이다. 미국은 지난 4월부터 한국산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의 품목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배터리 업계 역시 분위기가 좋지는 않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지역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에 따른 매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1% 증가한 6013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2개 분기 연속 흑자다.

삼성SDI, SK온은 부진한 성적표가 예상된다. 삼성SDI는 3분기 3199억 원의 영업손실을, SK온은 1000억 원 중반대의 손실을 낼 것으로 예측된다. 전방산업인 완성차향 배터리 출하가 크지 않은 데다 LG에너지솔루션 대비 ESS 비중이 작은 영향이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매출은 대부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은 대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 중심 분양시장의 부진으로 주택 부문 매출은 줄었지만 원가율 개선, 자체 사업 확대로 매출 방어에 성공하는 양상이다.

유통업계에선 백화점, 대형마트의 깜짝 실적이 예상된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67% 증가한 1560억 원, ㈜신세계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4.17% 증가한 106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11% 증가한 802억 원의 성적표가 예상된다.

또한 식품과 뷰티업계는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의 선전이 예상된다. 서구권 매출을 늘린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69% 증가한 943억 원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내수 비중이 높은 오뚜기 등은 고전이 예상된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