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컨테이너선 발주…HD현대, 올해 59척 수주 '작년 2배'

노무라증권 "올해 컨선 발주, 시장 기대치 상회…친환경 선대 교체 수요"
내년 물동량 성장 계속, 컨선 발주 우호적 환경…"美 통상 변수"

울산 동구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 도크 모습.2025.8.25/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컨테이너 선박 발주가 다시 불붙고 있다.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에 HD현대는 올해 59척을 수주하며 예년의 두 배 수준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노무라증권은 지난달 2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 컨테이너선 발주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최근 급격히 하락하고 있음에도 컨테이너선 발주는 탄탄한 모습이다. 최근 SCFI는 1114선까지 하락하며 올해 6월 첫째 주(2240)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노무라증권은 "컨테이너선에 대한 수요가 단기적인 화물 운송료 등락보다는 장기적인 선대 교체 수요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선사들이 비축해 둔 현금을 바탕으로 노후 선대를 교체하거나 강화하는 해운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컨테이너선을 발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HD현대미포는 지난달 29일 컨테이너선 3척을 수주하면서 올해 HD현대(267250) 조선 부문이 수주한 컨테이너선을 59척으로 늘렸다. 지난해 HD현대 조선 부문이 수주한 28척, 2023년 29척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며, 국내 조선사의 올해 수주량(74척)의 약 80%에 달한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4.7.3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영국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연간 약 3%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으며, 컨테이너선 선대 규모 역시 많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해운 물동량이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며 컨테이너선 발주를 이끌고 있다"며 "다양한 크기의 컨테이너선을 건조할 수 있는 독(dock, 선박건조장) 갖춘 국내 조선사 입장에서는 호재"라고 말했다.

다만 대외적인 정치 환경이 컨테이너선 시장에 부정적 영향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클락슨은 미국 통상 정책, 홍해 정세, 러시아 제재 등이 컨테이너 시장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미국 통상 정책은 컨테이너선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고율의 관세는 미국의 컨테이너선 수입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데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부과한 항만 수수료 역시 물류 대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