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AI 시장 규모, 2030년 56조 원"…삼성·SK하닉 수혜

에이전트 AI, 5년간 연평균 175%↑…생성형 AI 성장률 2배
오픈 AI도 에이전트 출시…엔비디아 1000억달러 투자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기업용 에이전트 인공지능(AI) 시장 규모가 생성형 AI보다 더 빠르게 증가해 2030년에는 약 5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에이전트 AI 확산에 비례해 AI 반도체 수요도 증가하는 만큼 반도체 업황 개선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에이전트 AI는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사용자를 대신해 자율적으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AI를 말한다. 초기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질문이나 요청에 원하는 결과물을 제공하는 수준이라면, 에이전트 AI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도구를 활용해 작업을 실행하는 AI 비서 역할을 한다. 개인의 업무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기업의 업무를 자동화해 생산성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용 에이전트 AI, 5년 뒤 83배 커진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기업용 에이전트 AI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올해 15억 달러(약 2조 원)에서 2030년에는 418억 달러(약 56조 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전트 AI 시장의 2024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175%로 생성형 AI의 초기 5년(2022년~2027년) 연평균 성장률 90%보다 두 배 수준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다양한 에이전트 AI가 출시되고 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은 LG LLM '엑사원' 기반의 금융 AI 에이전트 '엑사원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엑사원-BI)를 지난 19일부터 적용했다.

엑사원-BI는 인간 개입 없이 AI가 데이터 분석부터 미래 예측, 보고서 작성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금융 AI 에이전트다. LSEG는 엑사원-BI로 예측한 점수와 보고서로 만든 데이터 상품인 AEFS를 전 세계 투자자에게 판매한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지난 7월 챗GPT 에이전트를 출시했다. 챗봇인 챗GPT에 텍스트 기반 에이전트 '딥리서치'와 브라우저 기반 에이전트 '오퍼레이터'를 통합한 서비스다. 기업들은 챗GPT 에이전트를 API 형태로 도입해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오픈 AI는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엔비디아, 오픈AI에 1000억달러 투자…메모리 수요 청신호

에이전트 AI는 클라우드와 엣지를 모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비교적 간단하거나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작업은 기기 내 AI가 수행하고, 복잡하거나 전문적인 연산이 필요할 경우 클라우드 AI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AI 에이전트의 확산으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모두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22일(현지시간) 오픈AI에 1000억 달러(약 139조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하며 이런 수요 전망을 뒷받침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을 사용해 오픈AI 모델을 학습·배포할 수 있는 10기가와트(GW) 규모 데이터 센터를 구축한다. 10GW는 원전 10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데이터센터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서버용 고성능·고용량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수혜가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AI 수요에 힘입은 메모리 호황을 예견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겨울론을 제기했던 모건스탠리마저 '메모리 슈퍼사이클-인공지능(AI) 수요가 메모리 전반을 견인한다(Memory Supercycle-Rising AI Tide Lifting All Boat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2026년 상반기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4월을 기점으로 강력한 AI 성장이 새로운 기술 사이클을 견인하고 있다"며 "2026년 메모리 시장에 상당한 수요-공급 불일치를 야기하며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