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년간 77.3조 투자, 생산능력 120만대↑…555만대 판매"

美 뉴욕서 첫 인베스터데이 열고 '미래 비전' 제시
친환경차 330만대 '전체 60%'…2030년 이익률 8~9% 목표

현대차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2025 CEO 인베스터데이를 개최했다. 사진은 발표 중인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 모습.(현대차 제공)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가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77조3000억 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120만대 확충한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555만 대를 판매하고 이 가운데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현대차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데이'(2025 CID)에서 이같은 청사진을 공개했다. 현대차가 중장기 전략을 소개하는 CID를 2019년 시작한 이후 해외에서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은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의 핵심 도시로 글로벌 경제, 금융, 문화의 중심지다. 현대차가 매년 뉴욕오토쇼에 이름을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행사에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이승조 재경본부장(CFO) 부사장,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부사장, 유지한 차량아키텍처&인테그레이션센터장 겸 자율주행개발센터장 전무 등이 참석해 미래 전략을 설명했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량 확대 및 생산 거점 확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현지화된 운영체계, 그룹사 시너지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그룹 톱 3라는 위치에 올랐다"며 "불확실성의 시기를 다시 마주했으나, 이전의 경험처럼 또 한 번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미래 모빌리티 회사로 거듭 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팰리세이드,(현대자동차 제공) 2025.1.15/뉴스1
2030년 글로벌 555만대 판매 목표…친환경차 330만대 전동화 '올인'

현대차의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제네시스 포함)는 지난해와 같은 555만대다. 이는 올해 판매 목표인 417만대 보다 138만대(33%) 많은 수준이다.

구체적인 권역별 판매 비중은 처음 공개했다. 북미가 전체 26%(약 144만대)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도 15%(83만대) △유럽 15%(83만대) △한국 13%(72만대) △중동 및 아프리카 8%(44만대) △중남미 8%(44만대) △중국 8%(44만대) △아시아태평양(중국 제외) 7%(39만대) 등이다.

전체 판매 목표 가운데 친환경차는 330만대다. 전체의 60% 수준으로 올해(25%)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 하이브리드(HEV) 라인업 확대, 현지 전략 전기차(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친환경 신차를 대거 출시하는 동시에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도입과 후속 수소전기차(FCEV) 개발 등도 추진한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열린 뉴욕 국제 오토쇼 사전 공개 행사에서 제네시스 '엑스 그란 이퀘이터 콘셉트'가 공개되고 있다.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내년 제네시스 첫 하이브리드 출시…2030년 HEV 라인업 18종

HEV 라인업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하이브리드 출시다. 현대차그룹의 첫 후륜 기반 HEV로 럭셔리 하이브리드 시장에 뛰어든다. 또 합리적 가격의 엔트리 하이브리드 개발도 추진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엔트리부터 중·대형, 럭셔리까지 18개 이상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권역별 맞춤 전기차 출시도 예정돼 있다. 유럽은 최근 독일서 공개한 콘셉트 쓰리의 양산 모델인 아이오닉 3를 내년 출시한다. 수입 전기차 시장의 무덤인 중국에서는 올해 준중형 전기 SUV '일렉시오'에 이어 내년 준중형 전동 세단을 추가 출시해 경쟁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목표다. 해당 차량은 모두 유럽과 중국 현지에서 각각 생산한다. 2027년에는 인도에서 경형급 전기 SUV 신차를 선보인다.

EREV는 2027년 출시 예정이다. EREV는 전기차의 특성을 지니면서 내연기관 엔진이 함께 있어 충전 및 주행거리 스트레스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배터리 용량이 일반 전기차의 55% 수준에 불과해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일 수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차(SDV) 전환과 관련, 2026년 SDV 페이스카(Pace Car)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양산차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내년 2분기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 적용 차량을 처음 출시한다.

현대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HMGMA·인도 푸네·울산 신공장 등 연간 120만대 생산 능력 추가 확보

현대차는 2030년 555만대 판매를 위해 2030년까지 글로벌 생산 기지를 확충하고, 연간 생산 능력을 120만대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완공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연간 생산 능력을 현재 30만대에서 2028년까지 50만대로 확대한다. 올 4분기 완공 예정인 인도 푸네 공장은 내년 본격 가동해 향후 연간 25만대로 생산 목표를 늘린다. 푸네 공장으로 현대차의 인도 생산 능력은 현재 80만대에서 1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국내 공장도 늘린다. 내년 1분기 완공 예정인 울산 신공장은 전동화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하며 자동화와 로봇, 인공지능(AI) 등을 총망라한 첨단 제조 현장으로 12종의 자동차를 유연하게 생산한다.

이 밖에 주요 신흥 시장에서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반조립제품(CKD) 생산 거점을 확장해 25만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 대표적인 게 중동 최초의 현대차 생산기지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HMMME)이다. 연간 5만대 규모로 2026년 4분기 완공 예정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 N이 지난 달 영국의 '2025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공개된 후 전 세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현대차 아이오닉 6 N 모습.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11/뉴스1
고성능 N 브랜드 2030년 10만대 판매 목표…제네시스 마그마 첫 모델 출시

올해 출범 10주년인 고성능 브랜드 '현대 N'과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현대 N은 출범 15주년인 2030년 연간 판매 목표를 10만대로 제시한다. 지난해 판매량(2만3000여대)의 4배 이상이다. 이를 위해 한국, 미국, 유럽 중심 판매 시장을 호주, 영국, 캐나다 등으로 확대하고 라인업도 현행 5개 모델에서 7개 모델로 늘린다. 신규 모델은 전기차 기반 N 모델 외에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고성능 모델도 포함한다.

제네시스의 2030년 판매 목표는 연간 35만대다. 올해 22만5000대 목표치 대비 55% 높은 수준이다. EREV와 하이브리드 등 신차를 출시하는 동시에 고성능 트림 '마그마'의 첫 모델 제네시스 GV60 마그마를 연내 선보인다. 내년에는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레이스 '르망 24시' 등 모터스포츠에도 도전한다.

북미 시장을 위한 특화 중장기 전략도 공개한다. 앞서 공개한 2028년까지 260억 달러 투자 계획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한편 중형 픽업트럭을 2030년 이전에 선보인다. 또 2028년 현지 생산 예정인 전기 상용 밴 등을 앞세워 북미 상용차 시장도 공략한다. 미국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와 협력 중인 현대차는 연말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적용한 아이오닉 5를 미국 실도로 주행 시험을 진행한다.

매출 ↑ 영업이익률 ↓ 연간 가이던스 수정…2030년 이익률 목표 8~9%

현대차는 이번 CID에서 연초 발표한 '연간 가이던스'를 수정 발표한다.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3.0~4.0%에서 5.0~6.0%로 2%포인트(p) 상향했다. 다만 관세 영향을 반영해 영업이익률 목표는 1%p 하향한 6.0~7.0%로 조정했다. 투자 계획은 16조9000억 원에서 16조1000억 원으로 수정했다.

5개년(2026~2030년) 투자 계획은 △연구개발(R&D) 투자 30조9000억 원 △설비투자(CAPEX) 38조3000억 원 △전략투자 8조1000억원 등 77조3000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CID 발표 때보다 7조 원이 늘었다. 영업이익률 목표는 △2025년 6~7% △2027년 7~8% △2030년 8~9%로 설정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