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 만족도 3년 연속 하락…젊은 세대·배우자 관계서 두드러져
평등 인식 확산에도 가사·의사 결정권 현실은 불균형
가족의 범위 축소·경제력 따라 만족도 격차도 뚜렷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가족관계 만족도가 3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소득·관계 유형별 격차도 뚜렷했다. 한국리서치는 이러한 결과를 담은 '2025 가족인식조사'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가족의 범위는 점차 축소되고 있다.
자녀·배우자·부모를 가족으로 본다는 응답조차 2024년보다 줄었고, 친조부모·외조부모·며느리·사위 등에서도 ‘가족’으로 인식한다는 비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반면 20~30대 미혼 응답자 3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해, 혈연 중심에서 정서적 유대 중심으로 가족 개념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가정 내 의사결정에서도 인식과 현실의 괴리가 확인됐다.
주택 구입, 재산관리, 자녀 교육 등 주요 사안에서 "부부가 공동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70~80%에 달했지만 실제로는 한쪽 배우자가 주도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생활비 지출(아내 54%), 자녀 교육(아내 54%)은 아내가 주도한다는 응답이 두드러졌다.
가사 분담 역시 61%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실제로는 72%가 "아내가 담당한다"고 응답해, 여성의 부담이 크게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혈연관계보다 혼인으로 맺어진 관계의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가족관계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전체 44%로, 2022년 52% 이후 매년 줄어들고 있다.
특히 20대(63%→48%), 30대(54%→40%)에서 만족 응답이 큰 폭으로 줄어 젊은 세대의 변화가 뚜렷했다. 가구소득 600만 원 이상 가구의 가족관계 만족도는 54%였지만, 300만 원 미만 가구는 33%에 그쳤다. 소득이 높을수록 가족관계 만족도가 높아 경제적 안정이 관계의 질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는 51%로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는 64%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자녀가 있는 기혼자의 경우, 자녀 만족도(65%)가 배우자 만족도(50%)보다 높았고, 특히 여성은 배우자 만족도(42%)와 자녀 만족도(66%) 사이의 격차가 컸다.
배우자 부모와의 관계 만족도는 2022년 48%에서 올해 35%로 3년 연속 감소했고, 배우자의 형제자매와의 관계 만족도도 27%에 그쳤다.
이동한 한국리서치 수석연구원은 "전반적인 가족관계 만족도가 2022년 52%에서 올해 44%로 줄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부모·자녀 등 혈연관계보다 혼인으로 형성된 관계 만족도가 낮고, 가족의 범위마저 축소되는 가운데 젊은 세대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등 새로운 개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사와 의사결정에서는 평등 인식이 확산했지만, 현실은 여전히 불균형하며, 경제적 안정 여부가 가족관계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5월 9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웹 조사 결과다.
표본은 지역·성별·연령별 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구성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한국리서치 정기조사 '여론 속의 여론'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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