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괭이에 무슨 일이…대한수의사회, 혼획 고래류 질병 연구 지원
이영란 수의사, 야생 고래류 질병 현황 파악 제안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가 '한국 혼획 고래류 세균 및 바이러스 질병 모니터링' 연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한수의사회 고래질병특별위원회(위원장 이영란)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야생 고래류의 질병 현황을 파악해 해양 생태계와 사람 모두의 건강을 지키려는 원헬스(One Health) 차원의 접근이다.
11일 수의계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바다에는 약 35종의 고래류가 관찰된 바 있다. 매년 1000마리 이상이 그물에 걸리거나 해안에 떠밀려와 목숨을 잃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인력 및 예산 부족으로 대부분은 별도의 조사 없이 폐기되거나 자연에 방치돼 고래 보호 및 질병 연구 등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래질병특별위원회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혼획 고래류를 대상으로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 현황을 조사하고, 인수공통감염 가능성 등 공중보건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도 평가한다. 장기적으로는 해양 포유류의 질병 모니터링을 위한 표준화된 프로토콜을 확립하고 관련 질병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우리 바다에서 자주 발견되는 밍크고래와 상괭이를 대상으로 병원성 세균(비브리오, 브루셀라 등)과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최근 해외에서는 물범과 물개 등의 해양동물이 AI로 집단 폐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현황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의사회는 이번 연구가 해양동물의 복지와 생태계 보전에 기여한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양 환경 변화와 질병 발생 간의 연관성을 밝혀내면 고래와 같은 해양동물을 지키는 과학적 근거가 마련되고, 인수공통감염병 예방에 활용하는 등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있어서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고래류는 해양 생태계의 건강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번 연구가 정부와 관련 연구기관들이 해양 생태계와 인수공통감염병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원헬스 실천을 위해 늘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영란 고래질병특별위원장은 "고래류의 질병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일은 해양 생태계 보전뿐 아니라 사람의 건강을 지키는 것과 직결된다"며, "이번 연구가 해양동물 복지 향상과 인수공통감염병 대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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