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여성 임원 비중 첫 8% 돌파…급여 남성 71% 수준 상승

남녀 근속연수 격차 완화…다양성 지수 3년 연속 개선
리더스인덱스, 500대 기업 376개사 대상 평가 결과

ⓒ News1 DB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국내 대기업의 여성 임원 비중이 처음으로 8%를 돌파하고 남성 대비 여성의 급여도 70%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500대 기업의 올해 다양성 지수가 3년 연속 개선됐다.

10일 리더스인덱스가 사단법인 위민인이노베이션과 함께 발표한 '2025년 다양성 지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57점으로 지난해보다 1점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평가는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76개 사를 대상으로 남성 대비 여성의 고용, 근속, 급여, 임원, 등기임원, 고위 임원, 여성 직무 영향도 등을 합산해 산출했다.

여성 임원 비중은 처음으로 8%를 넘어섰다. 2024년 기준 여성 임원은 1221명으로 전년보다 108명(+9.7%) 늘어났다. 반면 남성 임원은 1만 3889명으로 196명(–1.4%) 줄어 여성 비중이 8.8%로 집계됐다.

등기임원에서도 여성 비중이 확대됐다. 2023년 남성 2310명, 여성 295명이었던 등기임원은 지난해 남성 2344명(+1.5%), 여성 344명(+16.6%)으로 조사됐다. 리더스인덱스는 여성 사외이사 증가에 따른 착시효과라고 분석했다. 전무급 이상 고위 임원직에서도 여성 비중은 늘었다. 남성 고위 임원은 3464명에서 3510명으로 46명(+1.3%) 증가했고, 여성은 184명에서 209명으로 25명(+13.6%) 많아졌다.

또한 2023년 남성 대비 여성 근속연수 비율은 75.8%였으나 2024년에는 77.9%로 상승했다. 남성의 평균 근속연수가 11.6년에서 11.4년으로 0.2년(–2.0%) 줄어든 반면, 여성은 8.8년에서 8.9년으로 0.1년(+0.8%) 늘어나면서 격차가 완화됐다.

급여 격차도 줄었다. 2023년 여성 평균 급여는 6960만 원으로 남성(1억 160만 원)의 68.5% 수준에 그쳤으나, 2024년에는 남성 1억 1110만 원(+9.4%), 여성 7880만 원(+13.2%)으로 집계돼 여성 임금이 남성의 71.0%에 도달했다. 2020년 다양성 지수 평가 시작 이래 처음으로 70%를 넘어선 기록이다.

고용 항목에서도 남녀 격차가 소폭 개선됐다. 전년도 35.4%였던 여성 고용 비중이 2024년에는 35.6%로 0.2%포인트 상승했다. 남성은 102만 8601명에서 100만 2199명으로 2만 6402명(–2.6%) 감소했고, 여성도 36만 4541명에서 35만 6291명으로 8250명(–2.3%) 줄면서 격차가 줄었다.

업종별로는 제약, 은행, 통신, 서비스, 생활용품 순으로 다양성 지수 평균 점수가 높았다. 반면 건설, 조선·기계·설비, 에너지, 자동차 부품 등의 업종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증감 추이는 업종별로 엇갈렸다. 생활용품은 전년도보다 3.5점 떨어졌고 2차전지는 2.9점, 조선·기계·설비와 IT전기전자는 각각 1.1점 하락했다. 이에 반해 식음료는 4.7점 올랐고 통신은 4.1점, 석유화학은 3.2점, 증권은 2.8점, 철강은 2.4점 상승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다양성 지수가 낮았던 석유화학과 철강 업종에서 점수가 개선됐다.

올해 다양성 지수 우수기업으로는 매일유업과 영원무역, 삼성물산, 애경케미칼, SK이노베이션, 유한양행, 크래프톤, SC제일은행, NH투자증권, 현대자동차가 선정됐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