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 회장 모친 강태영 여사 별세…"사회에 봉사하는 삶"
- 최명용 기자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모친 강태영 여사가 11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고 아단(雅丹) 강태영 여사는 한화그룹 창업주 김종희 회장의 부인으로 슬하에 김승연 회장과 김호연 빙그레 회장, 김영혜 전 제일화재 이사회 의장을 뒀다.
강태영 여사는 1927년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 수원여고를 졸업했다. 양가 어른들의 소개로 인연을 맺고 광복 직후 1946년 결혼식을 올렸다.
강 여사의 삶은 전형적인 현모양처의 삶이었다. 자식과 후학을 가르치고 사회에 봉사하며 예술을 사랑하는 삶을 살았다.
강 여사는 한화그룹 김종희 선대회장이 고향인 충남 천안에 북일고등학교를 세울 때에도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강 여사는 1981년 7월 김종희 창업주가 59세 이른 나이에 유명을 달리하자 남편의 뜻을 살리는 추모 사업에도 적극 참여했다.
김종희 창업주와 함께 성공회 신자였던 강태영 여사는 대한성공회, 성가수도회가 추진하는 사회사업에 아낌없는 사랑과 도움을 주기도 했다. 힘겹고 가여운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수녀님들과 뜻을 함께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의지할 곳 없는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성 안나의 집'과 '성 보나의 집'을 후원했으며, 수도회 채플을 축성해 봉헌하기도 했다.
강 여사는 해마다 서울 북촌 마을회관 노인정에 떡을 돌렸다. 후에 김승연 회장이 북촌마을에 대한 지원 취지를 듣고는 떡과 함께 쌀을 기증한 일화는 가회동 일대에서 유명하다.
김승연 회장은 강태영 여사를 삶의 스승이자 존경의 대상이라고 했다. 김승연 회장은 "2003년 어머니가 희수(喜壽)를 맞을 때 온 가족이 뜻을 모아 잔치를 해드리려고 했으나 '너희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내 생일 잔치는 하지 않겠다'고 고사했다"고 일화를 전한 바 있다.
1981년 김종희 창업주가 김승연 회장이 젊은 나이에 그룹을 이어받았다. 강여사는 경영에는 일절 관여 없이 김승연 회장을 믿고 의지했다.
강 여사는 문화와 예술인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나타냈다. 특히 문인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내 틈틈이 맛있는 요리를 주문해 문인들 집으로 보내기도 했다. 김동리 선생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선생의 안위를 진심으로 걱정하기도 했다.
강 여사는 자신의 아호를 단 재단법인 아단문고를 통해 한국 고서적과 근현대 문학자료들을 수집해 학계에 연구자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아단문고엔 한국 고문서학자와 서지학자들에게 한국학 연구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강 여사는 1985년부터 한국 전통문화의 토대를 마련한 전적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1989년부터는 저명 문인들의 친필과 유품 등을 기증받았다.
이인직의 '혈의 누', 박목월·조지훈·박두진의 '청록집', 나운규의 '아리랑', 문예지 '소년'과 '창조', 주시경의 '조선어문법' 등 희귀 근현대 문학자료 등 귀중한 문학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아단문고는 현재 국보 3점 보물 28점 등 총 8만9150점에 이르는 고문헌 및 근현대 희귀 단행본과 잡지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자료를 수집 및 정리 차원을 넘어 개화기에서 해방공간까지 발행된 잡지, 해외 유학생 잡지, 여성잡지 등 미공개 자료를 모아 발간해 공공기관과 학술 연구단체에 기증함으로써 한국학 연구 발전에 기여해오고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 오전 7시, 장지는 충남 공주시 정안면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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