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모두가 이기는 게임 만들어야"
- 최명용 기자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모두가 지는 게임이 아니라 모두가 이기는 게임이 돼야 한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두산그룹 회장)이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입법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경제민주화 및 각종 규제는 글로벌 경기 및 시장 상황에 맞춰 속도와 폭을 조정해 줄 것도 당부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전경련과 불협화음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접근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해명했다.
박용만 회장은 12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가진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1년은 한국에 굉장히 중요한 시기로 대외 경제 여건에 대응하고 국내 경제 회복과 제조업 경영 환경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과거와 달리 도산 기업이 많지 않고 회복 속도가 더뎌 경기 회복과 체감 경기가 맞지 않아 심리적으로 어려운 시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회장은 "과거엔 불황기에 기업들이 다수가 도산하면서 회복기엔 살아남은 기업들이 이익을 향유하면서 빠른 속도로 경제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 불경기엔 세계적으로 도산 기업들이 별로 없고 경기 회복도 느린 속도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에는 선진국 중심으로 경제가 호전되고 우리나라도 내년 3%대 성장이 예상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선진국의 경제회복에 대해 국내에서는 체감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오면서 짜증 섞인 우려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경제 회복을 위해 제조업 환경 개선 등 경제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선진국은 제조업 르네상스라고 할 정도 기업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며 "미국은 셰일가스로 관련사업 좋아지고,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탄력을 받고, EU는 제조업 신산업 정책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노동·환경 등 규제가 대거 도입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규제가 필요한 상황도 분명히 있지만 속도와 폭, 범위 등에 대해선 다시 한번 되짚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조만간 대법원 판결이 예고된 통상임금 관련 판결에 대해 재계의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대법원은 오는 18일 통상임금에 대한 판결을 내린다. 통상임금 논란은 상여금 등 비정기적으로 받는 급여를 통상임금으 봐야 하느냐의 이슈다.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기업들은 그동안 지급하지 않은 급여를 대거 지급해야 하고 인건비 부담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박용만 회장은 "통상임금은 상당히 큰 이슈로 기업들이 받아들이고 있으며 소급분이 한꺼번에 지급된다면 기업에 굉장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제도가 바뀌어 기업들이 급격하게 적응해야 한다면 경쟁력 악화가 불가피해 시기적으로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영미법 체계에선 통상임금 범위가 법으로 명시돼 있고 대륙법 체계에선 노사가 이를 자율로 정한다"며 "기업들이 그동안 고용부의 지침에 따라 임금 범위를 정해 왔는데 이를 급격하게 바꾸면 적응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는 통상임금 관련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뒤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박 회장은 "통상임금이 끝나도 정년 연장과 근로시간 단축 등 줄줄이 이슈들이 이어진다"며 "굉장히 규제 도입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시기와 범위는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민주화 입법에 대해선 본질이 왜곡됐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경제민주화는 경제 이야기에 정치적인 수사를 붙여서 본질이 왜곡된 듯하다"며 "불공정 거래행위를 고치는 것이나 제도적 정비를 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고, 상당히 필요한 일이라고 공감하고 있으나 이것이 정치적인 민주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민주화 관련법 추진에 대해 완급을 조절하고 산업계의 얘기도 듣고 현실을 반영해줬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며 "대기업을 규제하려던 것이 중소기업이 오히려 제한을 받는다든지 하는 건 현실에 맞게 고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전반적으로 잘 됐지만 개선된 부분은 부각이 안되고 개선되지 않은 부분에 시선이 쏠리는 문제가 있다"며 "개선된 것도 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된 전경련과 불협화음 논란에 대해선 '경제 활성화 추진엔 공감하지만 접근 방식이 다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근 대한상의는 전경련이 주도한 경제활성화입법 촉구 광고에 동참하지 않았다.
박 회장은 "이번 광고 집행에 참여한 곳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각종 단체에서 참여했는데, 대한상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모두 회원사로 두고 있어 참여하기가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며 "또 실효성에 대해 생각을 했고 압박 수단이 될까 고민한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상의도 경제활성화에 대한 열망은 더하다"며 "국회 등에 반대 입장을 가지고 찾아가서 설득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소통이 중요하다고 봤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문제 해결의 접근방법은 다르지만 전경련이 갖고 있는 경제활성화에 대한 의지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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