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된 동네 방앗간, '매출 0원' 폐업 위기 극복한 비결은
소진공 '희망리턴패키지' 사업 선정 후 간판 바꿔 달고 경영 기초 배워
리모델링하고 온라인 마케팅 강화해 2030 공략…연 매출 20% 늘어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경기 용인의 동네 방앗간 '백암제분소'는 1986년 개업 후 40년간 이어진 장수 가게지만 코로나19 이후 존폐 기로에 놓였다. 하루 매출 0원까지 경험하며 폐업 직전까지 갔다.
오랜 기간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장사를 해 왔지만 인구 고령화, 농업 규모 축소, 코로나19로 인한 지역 행사 중단 등이 겹치며 매출이 급감한 탓이었다. 단체 주문이 끊기며 기존 매출 기반 자체가 무너졌고 노후한 매장과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소비 패턴도 악재였다.
부모님의 가업을 승계한 박시현 대표 부부는 "전통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했다"고 했다. 브랜딩, 매장 환경, 온라인 판매까지 운영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브랜딩이나 온라인의 필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대야 할지 몰랐던 게 문제였다.
전환점은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이었다. 사업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거나 폐업한 소상공인의 재기를 지원하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지원사업으로 △원스톱 폐업지원 △특화 취업 △재기 사업화 등을 맞춤형 지원한다.
사업 정리를 고민하던 중 사업 설명회를 통해 지원사업을 접한 박 대표는 경영개선 사업화 부문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경영개선 사업화 부문은 교육, 경영 컨설팅, 점포 환경개선, 온라인 구축 등 종합적인 경영개선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는 사업 선정 후 필수 교육 30시간을 이수하면서 객단가 분석, 원가 구조, 고객 세분화 등 경영의 기초 체계를 체계적으로 익혔다.
교육뿐 아니라 전문 컨설팅 지원은 사업 체질 개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멘토와의 협업을 통해 단순 생산 중심의 방앗간이 아닌 브랜드형 사업자로서의 비전과 전략을 구체화했다. 그렇게 외식·브랜드 경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장기적인 성장 모델을 세웠다.
가장 큰 변화는 브랜드 스토리 구축과 점포 리모델링이었다. '백암방앗간'이라는 오랜 간판을 내리고,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 '자다가왠떡'으로 바꿔 달았다.
'자다가 왠지 그리운 떡'이라는 의미를 담은 브랜드명은 감성 마케팅 전략과 결합하며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끌어냈다. 리모델링 자금으로 매장을 밝고 현대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했고 지역 내 긍정적인 입소문으로 이어졌다.
온라인 역량도 대폭 강화했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에서 자다가왠떡의 브랜드 스토리와 사업 과정을 꾸준히 공유했고 전문 사진 촬영과 상세페이지 제작 지원을 통해 스마트스토어 상품 페이지 품질을 높였다.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해 제품을 실시간으로 소개하고 시청자와 직접 소통하면서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는 라이브 방송도 반응이 좋았다. 그 결과 2024년 매출이 전년 대비 20% 늘고 신규 고객의 30~40대 비율은 30%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매출 상승은 품질 강화로 이어졌다. 용인 백옥쌀로 만든 영양찰떡, 쑥찰떡을 대표 제품으로 키우고, 참깨·들깨는 저온 착유 방식으로 정성껏 기름으로 가공해 판매한다.
박 대표는 "로컬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에 집중하며 지역 브랜드로서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지역 행사와 협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 역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에겐 이제 프랜차이즈 사업화, 온라인 전용 브랜드 확장, 해외수출이 새로운 목표다.
자다가왠떡은 전통 업종이 정부 지원과 자기 혁신을 통해 지역 기반의 로컬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는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박 대표는 "하루 매출 때문에 사업 신청을 망설이는 분들이 많은데 희망리턴패키지는 당장의 매출이 아닌 사업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지원인 만큼 반드시 기회의 문을 두드려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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