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이 만만한가?…자라 이어 H&M도 韓공식홈 일본해 표기
패션업계 '황소개구리'…속내는 '잘 팔리면 그만'
자라·H&M 국내법인 "글로벌본사에 지속 요청 중"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글로벌 SPA브랜드 H&M의 한국법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도 자라리테일코리아와 마찬가지로 한국판 공식홈페이지 매장 찾기 페이지에서 '일본해 우선 표기' 지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진출한 글로벌 패션 기업들이 토종 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을 일으킬 정도로 큰 영향을 끼쳤으면서도 한국 소비자들의 정서를 무시하는 속내를 들킨 것이어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이케아 논란 때 느낀 게 없었나…이제야 부랴부랴
3일 H&M 한국판 공식홈페이지에서 매장 찾기를 이용해본 결과 자라와 마찬가지로 '동해'와 '독도'가 아닌 '일본해'와 '리앙크루 암초'를 표기하는 지도를 사용하고 있다.
지도하단에는 '2016 Google, SK telecom, ZENRIN'라고 표기됐다. 젠린(ZENRIN)은 일본의 지도 데이터 업체다. SK텔레콤 등에 따르면 구글이 젠린으로부터 전체적인 지형 데이터를 받아 만든 지도를 일부 기업들이 아무런 검토 없이 가져다 쓰고 있다.
이 지도는 젠린 측 데이터가 기반이 되면서 동해는 일본해로, 독도는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됐다. 육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지도를 확대하면 그제야 '일본해(동해)'로 병행 표기된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일본 또는 다른 국가 홈페이지에서 일본해 우선 표기 지도를 사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어도 국내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국인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우리나라를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를 시작으로 수많은 기업이 일본해가 우선 표기된 지도를 사용했다 논란에 휩싸였음에도 H&M과 자라는 아직도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H&M 국내법인 에이치앤앰헤네스앤모리츠 관계자는 "한국판 공식 페이지에서 구글의 글로벌 버전 지도를 사용하고 있는 게 맞다"면서 "저희도 그동안 한국 정서에 맞는 지도를 사용해야한다고 본사에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자라리테일코리아 측 역시 스페인에 있는 인디텍스그룹 본사로부터 공식입장을 받았다며 전날보다 진전된 답변을 내놨다.
자라리테일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에서 문제를 인지하고 동해와 독도가 표기되는 지도로 교체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가까운 시일 내 지도 변경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경쟁사이자 SPA업계 1위 유니클로의 홈페이지도 살폈으나 한국판 홈페이지에서의 매장 찾기 지도는 '네이버 지도'를 적용해 논란의 여지를 피하고 있다.
◇장기부진 H&M…토종SPA 데이즈·스파오에 밀려
이들 SPA브랜드들은 국내 시장에 진출할 당시 초저가 전략을 내세워 몸집을 빠르게 불렸다.
그 결과 갈수록 패션 업황이 악화되고 중가 브랜드들이 출혈경쟁에 내몰려 지난해 아웃도어를 시작으로 업계 전반에 사업축소 및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분(제일모직) 등 대기업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칼을 빼들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가 기존 업체들이 취하던 파이를 줄이는 방식으로 업계를 뒤흔들어 놓으면서 업계 전반이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된 셈이다.
H&M 역시 2013년까지 매년 30%를 훌쩍 넘는 매출 성장률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다. 2011년 630억원 매출에서 2013년 1227억원으로 2년 만에 두 배 늘었다.
그러나 2014년부터 유니클로와의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성장세가 10% 이하로 더뎌졌다.
유니클로는 지난해(회계연도 2014년 9월~2015년 8월) 기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조1169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H&M은 지난해 1569억원(회계연도 2014년 12월~2015년 11월)에 그쳤다. 2014년 매출은 1383억원이다.
H&M의 영업익은 2012년 134억원에서 2013년 62억원, 2014년 34억원으로 2년 연속으로 반토막 났다. 지난해 영업익도 38억원에 불과하다.
자라는 급성장 중인 토종 SPA 브랜드 데이즈와 스파오에도 밀려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데이즈는 2014년 35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엔 4500억원 매출을 달성하며 자라와 H&M을 크게 앞섰다. 이랜드그룹 스파오도 지난해 기준 2400억원 매출을 올리며 H&M을 제쳤다. 올해는 3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련된 디자인과 상대적으로 싼 가격으로 떠오른 H&M도 최근엔 신규브랜드들에 밀려나고 있다"이라며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명품 콜라보도 올해 겐조 컬렉션의 경우 예전 같은 인기를 끌지 못해 앞으로 고심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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