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DNA' 부활 삼성전자 반도체…HBM3E, 엔비디아 뚫고 폭풍 질주
HBM3E, 엔비디아 납품 공식화…매출 신기록·영업익 17.5배 '쑥'
"HBM4 수요 급증에 증산도 검토"…내년 HBM 점유율 '두배' 관측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삼성전자(005930) 반도체가 긴 부진을 딛고 훨훨 날아올랐다. 오랜 기간 공급을 타진했던 엔비디아를 비롯해 모든 고객사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를 공급하면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3분기 매출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영업이익도 전 분기(4000억 원)보다 무려 17배가 넘는 7조 원을 벌어들이며 'HBM 기술 경쟁력' 회복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6조 617억 원, 영업이익은 12조 1661억 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8% 증가해 역대 분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도 32.5%가 뛰며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 5개 분기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을 회복했다.
7~9월 석 달간 삼성전자의 제품이 1분마다 약 6억5000만 원어치씩 팔리고, 약 9180만 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최고 효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다. DS부문은 3분기 매출 33조1000억 원, 영업이익 7조 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역대 분기 사상 최고치다. 삼성전자의 '아픈손가락'이었던 DS부문이 전체 영입이익의 57.3%를 벌어들이며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탈바꿈한 것이다.
HBM 시장의 '큰 손' 엔비디아의 HBM3E 납품 사실도 공식화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모든 고객사를 대상으로 HBM3E의 양산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며 "3분기 당사의 HBM 비트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80% 중반 수준"이라고 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반도체도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초호황기) 물결에 올라탔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22조 8000억 원 규모의 역대 최대 규모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칩 'A16'을 생산한다. TSMC가 독점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A15 생산에도 참여하며 일부 물량을 확보, 역대 최대 수주고를 올렸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애플의 벽을 뚫고 차세대 아이폰용 이미지센서 납품에 성공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내후년 출시되는 아이폰 신제품에 이미지센서를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 이미지센서는 미국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HBM 기술경쟁력 회복에 성공하면서 '업계 1위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다. 당장 4분기에는 D램 가격이 더 오를 전망이다. HBM4 공급이 본격화하는 내년에는 2022년 반도체 황금기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사에 샘플을 출하한 HBM4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보다 더 미세한 공정인 1c D램(6세대 10나노급)을 채택했다. 삼성전자 HBM4가 본격 양산되면 SK하이닉스가 장악한 글로벌 HBM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김재준 부사장은 "HBM4는 개발 착수 단계부터 시장 니즈(수요)를 반영해 고객의 요구를 상회하는 성능을 목표로 설정해 제품을 개발했고, 현재 고객에게 전달된 샘플도 11Gbps 이상 성능과 저전력을 만족시킨다"며 "이미 고객 수요를 확보하고 추가 수요가 접수되고 있어 증산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700조 원 규모로 추진되는 오픈AI의 대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대량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삼성전자의 주요 HBM 협력사인 AMD가 오픈AI와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HBM 출하량 확대도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 2분기 글로벌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17%로 SK하이닉스(62%)에 한참 밀렸지만, 내년 HBM4 양산이 본격화하면 점유율이 30%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메모리 투자는 적극적인 투자 기조 아래 전년 대비 상당 수준의 증가를 고려하고 있다"며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확대하고, HBM4, DDR5, LPDDR5X, GDDR7 등 고부가·고성능 제품군의 판매를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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