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모리 업계 낸드 감산 동참…"1분기 바닥 2분기 반등"

웨스턴디지털도 낸드 15% 감축…글로벌 1~5위 감산 공식화
1위 삼성 감산에 낸드 가격 반등…"늦어도 하반기 초 수급 영향"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테라비트(Tb) 쿼드레벨셀(QLC) 9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QLC 9세대 V낸드는 셀 상태 변화를 예측, 불필요한 동작을 최소화하는 '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대 대비 성능은 100%, 데이터 입출력 속도는 60% 개선했다. (삼성전자 제공) 2024.9.12/뉴스1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낸드플래시 감산이 가속화하고 있다. PC·모바일 시장 회복 지연으로 소비자향 낸드 제품 수요가 둔화하는 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가격 하락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6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업계 1·2위인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를 비롯해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이 낸드 감산에 돌입했다. 여기에 웨스턴디지털도 지난달 말 낸드 생산량을 15%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웨스턴디지털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10.7%로 세계 5위 업체다. 전방 IT 산업 둔화로 소비자향 낸드 재고량이 증가하자 감산을 결정했다.

웨스턴디지털까지 생산량 감축을 공식화하면서 주요 메모리 기업이 모두 감산에 동참하게 됐다. 앞서 지난해 말 마이크론이 10%의 낸드 감산을 발표했고 낸드 시장에서 56%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생산량을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메모리 업계의 낸드 감산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PC 고객사의 낸드 재고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그간 낸드 시황 부진을 상쇄해 주던 eSSD 가격도 하락이 예상돼서다.

트렌드포스는 eSSD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1분기 가격이 전분기 대비 5~1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레거시(범용) 낸드 생산라인을 선단 제품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감산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서버향 V7(7세대 V낸드) 쿼드레벨셀(QLC) SSD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싱글 스택인 V6에서 더블 스택인 V8로의 공정 전환을 진행 중"이라며 "공정 전환 과정에서 더 많은 설비 교체가 필요해 단기적인 생산량 감축은 더욱 클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또한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생산을 조정하겠다며 낸드 감산을 선언했다.

메모리 업계가 일제히 감산에 돌입하면서 이르면 2분기부터는 낸드 가격 약세 흐름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메모리카드·USB용 128Gb 멀티레벨셀(MLC) 낸드 범용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18달러를 기록해 전월보다 4.57% 상승했다. 5개월 만의 반등으로 업계의 감산이 효과를 내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1월 MLC 낸드 가격 상승 이유로 삼성전자의 감산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2년간 이어진 보수적 설비투자 집행과 최근 업계 전반의 감산 기조 확산으로 늦어도 올해 하반기 초부터 (낸드) 수급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anantway@news1.kr